선교를 막춤 추듯? “관리 감독 강화해야”

손동준 2024. 3. 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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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교가 성숙하려면 마구잡이식 사역부터 중단하고 현장 선교사의 관리·감독이 충실히 이뤄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손 선교사는 "불행하게도 그 단체는 중국 내에서 선교사를 관리 감독하고 돌볼 수 있는 필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7년 동안 어려움을 겪은 테일러 선교사는 1865년 중국 내지 선교회(OMF 전신)를 만들면서 필드 구조부터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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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OMF, 교회와 선교 세미나 개최
공베드로 한국 OMF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열린 ‘교회와 선교’ 세미나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 OMF 제공


한국 선교가 성숙하려면 마구잡이식 사역부터 중단하고 현장 선교사의 관리·감독이 충실히 이뤄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선교단체인 한국 OMF가 18~19일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개최한 ‘교회와 선교’ 세미나에서다.

손창남 OMF 선교사는 이날 한국 선교계가 준수할 표준 선교원칙으로 GAMP(Generally Accepted Missional Principles)를 소개했다. GAMP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손 선교사가 10여년 전 기업회계기준(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GAMP는 선교사가 본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이른바 ‘필드 구조’(Field Structure)를 강조한다. 쉽게 말해 선교의 질적 성장과 연관이 깊다. 손 선교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가 영적인 선교는 잘 하지만 과연 원칙에 맞는 선교를 하는지는 의문이 남는 지점”이라며 “선교사가 일년에 1000명씩 나가던 199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교회는 양적 선교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교지의 리더인 필드 디렉터(Field Director)와 현지 언어 습득을 돕는 언어 감독, 행정책임자, 의료 자문, MK(선교사 자녀) 자문 등을 두는 것이 필드 구조 구축의 핵심이다. 특히 필드 디렉터는 현장에서 사역하는 모든 선교사의 안위를 돌보고 사역 방향에 따라 전략을 세운다. 리더로서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에 책임을 지고 심지어 문제를 일으키는 선교사를 본국으로 돌려보낼 권한도 갖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본부에서 진행한 ‘2023 한국선교현황’ 발표회에서도 필드 구조에 대한 중요성이 언급됐다. KWMA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는 “근본 없이 몸 가는 대로 추는 춤을 막춤이라 한다”며 “선교에도 막선교가 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필드 구조 바깥에서 사역이 이뤄지다 보면 사역이 사유화 될 수 있다”며 “이런 선교는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문제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이 필드 구조”라며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드 구조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필드 구조의 구축은 OMF의 창시자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와도 관계가 깊다. 테일러 선교사는 1854년 CES(Chinese Evangel ization Society)라는 단체의 일원으로 중국 사역을 시작했다. 손 선교사는 “불행하게도 그 단체는 중국 내에서 선교사를 관리 감독하고 돌볼 수 있는 필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7년 동안 어려움을 겪은 테일러 선교사는 1865년 중국 내지 선교회(OMF 전신)를 만들면서 필드 구조부터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도는 선교역사상 처음으로 선교회 본부를 본국이 아닌 사역지에 둔 사례로 꼽힌다. 손 선교사는 “이후 많은 선교 단체가 이를 따라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필드 구조에 대한 생각없이 사역을 하는 건 우리의 선교를 허드슨 테일러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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