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임금 수준, 日 추월…대·중소기업간 격차 ‘확대’

김지연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colorcore@naver.com) 2024. 3. 1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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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2002·2022년 ‘한일 임금비교 보고서’
한국 기업 임금 수준, 월 399만8000원
일본 기업은 월 379만1000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일본보다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년 새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일본보다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2002년과 2022년 한국과 일본 기업 간 임금을 분석해 이런 내용이 담긴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한국 대·중소기업 임금은 2022년 일본을 넘어섰다. 한일 양국 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 수준을 비교한 결과 2002년 한국은 179만8000원으로 일본(385만4000원)에 뒤졌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2022년에는 한국이 399만8000원을 기록하며 일본(379만1000원)을 앞섰다.

2002, 2022년 한일 기업 규모별 월 임금수준 변화.(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규모별로 보면 한국 대기업 임금은 2002년 228만4000원에서 2022년 588만4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 기간 임금 인상률은 157.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160만8000원에서 339만9000원으로 상승해 111.4% 인상률을 나타냈다. 일본의 경우 대기업은 483만6000원에서 443만4000원으로 줄었다. 중소기업은 310만6000원에서 326만9000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20년 사이 일본 기업보다 임금 수준이 더 높아지게 됐다.

경총은 2002∼2022년 한일 간 실제 근로시간 변화까지 감안하면 양국 임금 인상률 차이는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월 근로 시간이 20년 사이 13.8% 감소(초과근로시간 제외)하는 동안 월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122.3% 증가했다.

한국에서는 시간당 임금도 올랐다.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5661원으로 157.8% 올랐다. 반면 일본에서는 같은 기간 근로 시간과 임금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2022년과 2002년 시간당 임금도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대기업의 시간당 임금은 9.7% 감소했다.

한국 대기업 임금 인상률 역시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 상승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2∼2022년 한국 대기업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183.1%로, 1인당 명목 GDP 증가율(154.2%)을 웃돌았다. 일본에서는 이 기간 1인당 명목 GDP가 8.8% 증가했지만 대기업 시간당 임금은 9.7% 하락했다. 월 임금총액 인상률은 비슷한 양상을 띄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은 시간당 임금 인상률이 152.5%로 집계됐다. 1인당 명목 GDP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일본 중소기업은 시간당 임금 증가율이 8.9%였다. 일본 GDP 증가율과 유사한 수치다.

2002~2022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의 상대적 수준 변화.(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한국 대기업의 높은 임금 인상률은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 확대로 이어졌다. 2022년 한일 대기업 임금을 각각 ‘100’으로 할 때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한국이 57.7, 일본은 73.7이었다. 이는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대적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더 크다는 점을 한다.

2002년에는 한국이 70.4, 일본이 64.2이었다. 20년 사이 대기업 대비 한국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12.7%포인트 감소한 반면 일본은 9.5%포인트 증가했다. 그만큼 20년간 한국에서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임금 격차와 이에 따른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 여건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본이 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 20년간 임금수준이 제자리에 머물렀던 것에 기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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