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광고로 국내 점령한 中 게임…이대로 괜찮은가 [취재수첩]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3.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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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모바일 게임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 게임이 국내 모바일 순위를 휩쓸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 워’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중국산 게임이 모두 매출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의 경우 중국산 게임 중 최초로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버섯커 키우기’는 1월 한 달 동안에만 한국에서 3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동안 중국 게임이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많았지만, 매출 1위까지 차지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문제는 해당 게임들이 재미와 작품성을 앞세워 인기를 끈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의 원동력은 과장 광고다. 제작사는 제각각이지만 홍보 패턴은 비슷하다. 과금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거나, 접속만 해도 수만원어치의 게임 아이템을 공짜로 준다고 광고를 반복한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쉴 새 없이 영상을 내보낸다. 광고를 보고 이끌린 이용자가 게임을 시작할 때 본색을 드러낸다. 게임에 접속하면 광고에서 본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나온다. 시작할 때부터 과금을 유도한다. 사실상 계속 돈을 쓰지 않으면 게임을 못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소비자 불만은 상당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해당 게임을 평가한 글에는 ‘광고에서 보여준 것과 실제 게임이 너무 다르다’ ‘돈을 쓰지 않으면 사실상 게임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넘쳐난다.

작품성과 재미를 앞세운 외산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활약하는 건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과장 광고와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무장한 외국 게임이 국내 시장을 휩쓰는 것은 반갑지 않다. 소비자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 외국 게임의 과장 광고·마케팅을 근절하기 위한 정부 당국과 플랫폼 업체들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게임사들의 각성도 필수다. 재밌는 국산 게임이 많았다면 중국 게임이 차트를 점령하는 사태까진 발생하지 않았을 테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0호 (2024.03.13~2024.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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