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헉헉’…호흡곤란 유발 COPD[헬스]
하루 두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60대 ‘헤비 스모커’ 김 모 씨. 요즘 들어 기침과 가래가 늘고 숨 쉬기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겨울철 추운 날씨로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지만 증상은 계속 악화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 씨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았다.
COPD는 장기간에 걸쳐 폐·기관지에 생긴 염증으로 기도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폐 기능이 망가져 결국에는 호흡 곤란이 일어나고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COPD로 인한 국내 사망자(2022년 기준)는 6005명에 달한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11.7명꼴이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더 위험한데, 국내의 경우 70세 이상 사망 원인 중 4번째가 COPD다. 신아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 염증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실질이 파괴되면 폐기종이 생기고 기도가 좁아져 숨을 쉴 때 공기 이동이 잘 이뤄지지 않게 돼 숨이 찬다”며 “COPD는 이렇게 숨이 들어오기 힘들어지고 기류 제한이 진행되면서 결국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발병 원인은 단연 흡연이다. 환자 중 70~80%, 일부 연구에선 90% 가까이가 흡연이 원인이라고 경고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결핵·기관지확장증 등 폐 질환도 COPD 발병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COPD의 가장 큰 문제는 방치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한 탓이다. COPD는 감기와 마찬가지로 콧물과 기침, 가래가 주요 증상이다. 한 가지 차이점은 ‘기간’이다. 일반적인 감기는 일주일 내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COPD는 만성적으로 나타난다. 또 운동할 때 숨이 차고 호흡이 힘들어진다. 천식처럼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폐 기능이 30~40%로 떨어진 상태에서 검사를 받으러 오는 COPD 환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정기검진’이 필수다. 신아영 교수는 “COPD는 질환 빈도나 심각성에 비해 많은 환자가 자신이 환자인 줄도 모르고 제대로 치료도 받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위험 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은 미리미리 폐 정기검진을 받고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COPD를 조기에 발견하더라도 이미 폐 기능이 저하했다면 완치는 어렵다. 최대한 악화를 늦추고 기능 호전을 노리는 게 최선이다. 치료는 통상 약물(흡입제)·호흡 재활·산소 요법·외과적 치료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산소 요법은 저산소증이 심한 환자에게만 시행한다. 1일 기준 15시간 이상 산소를 투여하면 만성호흡부전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환자의 폐 동맥압을 감소시킬 수 있다. 외과적 치료로는 정도가 심한 환자에게 폐 이식 또는 폐용적 축소술을 시행할 수 있다. 폐용적 축소술은 폐기종 형태의 과팽창된 폐의 일부를 제거해 남은 호흡 근육이 기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0호 (2024.03.13~2024.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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