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미국 주식을 찾는다면? [MONEY톡]
금융·에너지·통신 ‘저평가’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밝힌 이후 증권가에서는 ‘저PBR(순자산비율)’이 낮은 기업 찾기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약한 정책에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기업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크게 올랐던 ‘저PBR’ 기업 주가도 한풀 꺾였다. 물론 저PBR주 열풍이 끝났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5월에는 2차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세미나, 6월엔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발표, 9월 밸류업 지수 개발 등의 이벤트가 예고됐다.
PBR 2배 미만 기업으로 폭을 넓히면 32개 종목으로 전체의 8.7% 수준이다. PBR 1미만 기업은 금융주가 가장 많다. 미국이 금융 선진국이라지만 자산 대비 주가가 인정받지 못하는 점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다. 전체 71개 금융주 가운데 15.5%이 11개가 PBR 1배 미만이다. PBR 2배 미만으로 기업을 넓히면 에너지·유틸리티 비중이 43%로 가장 높다. 이어 금융(39.4%), 소재(32.1%) 순이다.
미국에서는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인위적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없다. 결론적으로 ‘저PBR’이라는 테마보다는 실적과 배당에 따라 미국 저PBR주 투자에 나서야 한다. 대표적인 저PBR 종목이 미국 대형 금융사인 씨티그룹(Citigroup)이다. 씨티그룹 PBR은 고작 0.5배다. 거칠게 표현하면, 씨티그룹을 청산시켜 현금화했을 때 보유 주식의 2배에 해당하는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배당도 높아, 배당수익률은 5.07%로 1주당 0.53달러를 분기마다 지급한다.
미국 에너지기업 역시 대표적인 저PBR주다. 은행주처럼 배당이 매력 포인트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는 동안 유가 변동이 심해지며 주가 등락폭은 커졌다. 시가총액 4,146억 달러로 미국 에너지기업 1위인 엑손모빌은 PBR이 1.8배 수준이다. 배당률이 3.8%로 탄탄하다. 현 주가가 100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주당 3.8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 엑손모빌은 특히 지난 40년간 배당을 연속해 올린 ‘배당 귀족’으로 꼽힌다. 숱하게 많은 위기 국면을 감안하면 40년 연속 배당 인상은 미국 기업의 ‘주주환원’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엑손모빌이나 쉐브론(PBR 1배)은 연초 이후 주가 수익률이 3%대 수준이다. 다만 배당과 자사주매입에 따른 수익률은 8~9%대로 높다. 에너지 기업 가운데는 EQT(1배), 마라톤오일(1.1배) 등이 저PBR주다. 국내 대표적인 ‘저PBR’주가 통신이다. 미국에서도 AT&T가 PBR 1배로 낮다. AT&T는 최근 3개월간 7% 올라 16달러 수준을 보인다. AT&T 투자 키워드는 ‘배당’이다. AT&T의 배당수익률은 6.35%에 달한다. 어지간한 금융 이자보다 높다.
자동차기업 중에는 제네럴모터스(GM)가 0.72배로 PBR이 낮다. 자동차기업은 보유 공장의 감가상각이 이어져 자산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다만 최근 3개월간 주가는 40%나 뛰었다. 현금흐름이 탄탄하고 전기차 비중이 높아졌는데 지나치게 주가가 낮다는 평가를 받은 이후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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