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빈자리…'감점 30%' 박용진 vs '가점 25%' 조수진 경선
더불어민주당이 ‘목발 경품’ 발언 논란으로 서울 강북을에서 낙마한 정봉주 전 의원의 빈자리를 현역 박용진 의원과 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 간의 2인 경선으로 정하기로 했다. 조 변호사는 2010~2012년 통합진보당 대표였던 이정희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이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인연으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와 ‘알릴레오북스’에 진행자로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초 거론됐던 한민수 대변인 등 친명계 원외 인사와 박 의원의 맞대결 구도는 아니지만, 당 안팎에선 ‘박용진 찍어내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박 의원에 대한 득표수 감산 불이익은 유지하면서 ‘여성 신인’ 가산점을 받은 조 변호사를 경선 상대로 붙인 것을 두고서다.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는 17일 오후 회의를 열고, 서울 강북을 지역의 재경선은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와 지역구 권리당원 투표 3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박 의원과 조 이사의 양자 경선으로 치르기로 했다. 전략공관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회의 직후 “촉박한 일정을 고려해 안정적인 양자 경선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권리당원 투표는 18~19일 양일간 진행된다.
다만 두 후보가 처한 상황은 다르다. 앞서 민주당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로 분류된 박 의원에겐 이번에도 ‘총득표수 30% 감산’ 불이익이 적용된다. 반면, 여성 정치신인인 조 이사는 반대로 총득표수의 25%를 더하는 우대 조치를 받는다. 산술적으로 박 의원이 과반을 득표하더라도 득표율이 64.2%에 달하지 못하면 탈락하는 구조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당헌에 못 박혀 있기 때문에 전략공관위에서는 손을 보거나 수정할 수 없다”며 “254개 지역구 모든 후보에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권리당원 70%, 지역구 권리당원 30%’ 규정 역시 이 지역 현역 박 의원에 불리하다는 평가다. 그간 민주당의 지역구 경선 과정에서 전국 권리당원이 투표한 곳은 청년전략지구였던 서울 서대문갑이 유일했다. 이곳에서는 경선 직전 지역구를 옮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인 김동아 후보가 선출됐다. “전국 권리당원 투표에선 ‘친명 몰표’가 뻔하다는 게 이미 서대문갑에서 증명됐다”(당직자)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박 의원은 17일 전략공관위 결정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북을 선거구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 전국의 당원들이 투표권자로 나서야 할 근거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당하고 불공정한 일은 바로잡아야 한다”라고도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도부가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라는 경선 방식을 먼저 흘린 뒤, 새 인물을 올렸다”며 “‘친명횡재’ 논란을 피하면서 박용진은 절대로 공천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내부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심히 염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제3의 인물을 전략 공천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당원과 지지자의 선택권을 빼앗고 박 의원을 배제했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전략 공천을) 배제한 것”이라며 지도부 결정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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