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잡으려다”…잇단 어선 전복 사고,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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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와 남해 해역 등에서 조업하던 어선이 전복·침몰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5년간(2019~2023) 어선 사고는 총 1만387건으로 전체 해양사고의 76%에 달했다.
최근 이상기후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어선 사고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인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선 전복 사고는 대부분 복원성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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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와 남해 해역 등에서 조업하던 어선이 전복·침몰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들어 어선 사고로 사망한 인원만 14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탓에 생계가 어려워진 어민들이 무리하게 바다로 나서는 것을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어선이 전복되지 않도록 복원력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다.
17일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4분쯤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동쪽 120㎞ 해상에서 선장과 선원 등 6명이 탄 9.77t 홍게잡이 어선이 전복됐다. 해경은 승선원 6명 중 5명을 구조했지만 1명은 실종 상태다. 지난 14일 경남 통영 앞바다에선 139t급 어선이 침몰해 3명이 숨졌다. 지난 9일 통영 욕지도 해상에선 20t급 어선이 뒤집혀 4명이 사망했다. 지난 1일에는 제주 마라도 인근에서 33t급 어선이 전복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반복되는 어선 사고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 사고가 발생한 배 3417척 중 어선은 2261척(66%)이었다. 최근 5년간(2019~2023) 어선 사고는 총 1만387건으로 전체 해양사고의 76%에 달했다.
최근 이상기후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어선 사고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생계를 위해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의 한 낚싯배 선장인 A씨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대부분의 어선은 출항하는 게 사실”이라며 “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에선 배가 부딪칠 정도로 무리하게 조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행 어선안전조업법에 따르면 태풍주의보‧태풍경보‧풍랑경보 때는 모든 어선이 출항할 수 없다. 풍랑주의보 발효 시에는 30t 미만 어선은 출항이 금지된다. 다만 기상특보가 발효되기 전에는 해경 등이 바다로 나가는 어선을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기상특보가 발효되지 않았다고 조업하기 안전한 해상 환경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점이다. 풍랑주의보는 초속 14m 바람이 3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등에 발효된다. 그러나 이에 못 미치는 초속 10~13m의 바람이 불어도 큰 파도가 형성돼 사고 우려가 있다. 이에 정부가 날씨 환경에 따른 어선 출항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날씨가 좋은 데도 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다. 지난 1월 서귀포 해상 사고의 경우 파고는 1~2m로 잔잔한 편이었고, 풍속도 초속 8~12m에 그쳤다. 좋은 날씨 환경에도 소형 어선을 중심으로 사고가 이어지는 것은 1971년 도입된 복원성 검사 제도의 사각지대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박 복원성이란 출항한 배가 파도‧바람 등 외력에 의해 기울어졌을 때 중심을 잡고, 평형을 유지하려고 하는 성질을 뜻한다.
한국의 경우 길이 24m 이상 어선만 복원성 검사를 받고 있다. 국내 어선의 98%를 차지하는 길이 24m 미만의 소형 어선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인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선 전복 사고는 대부분 복원성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선원 등을 상대로 한 안전 교육 강화도 주문했다. 노호래 국립군산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어촌 인근에 교육기관을 설립해 주기적으로 안전 선박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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