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4개월만에 반등…‘바닥론’ 나오는 4가지 이유
지난해 9월부터 하락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른 것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45% 올라 지난해 9월(0.94%)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다. 조사일까지 신고된 실거래로 추정한 2월 잠정지수는 서울이 0.30%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실거래가지수는 지수산정 기간 중 실거래 신고가 2회 이상 발생한 동일주택의 가격 변동률과 거래량으로 산출한다. 표본을 활용한 다른 지수와 달리 실제 거래 데이터를 사용해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매수 심리가 회복하면서 실거래가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1.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99.6에서 지난달 104.3으로 4.7포인트 오른 데 이어 두 달 새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국토연구원) 거래량도 1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32건으로 지난해 12월(1792건)보다 41.3% 증가했다.(국토교통부) 또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의 43%가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상승거래 비중은 35%, 1월은 39%였다.(직방)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올해 1월 29일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의 효과로 분석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2년 내 출산·입양한 가구에 대해 저리로 대출해 주는 제도로, 주택 가액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이 대상이다.
실제 서울에서는 특례대출의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월 서울 아파트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1390건으로 전체의 54.9%였고, 2월(17일 신고 기준)도 이 비중은 54.5%(1223/2243건)를 나타냈다. 이 가격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의 1월 실거래가지수는 1.33% 상승하면서 서울의 5개 권역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노도강’의 ‘하락 거래’ 비중 역시 지난해 12월 51%에서 1월 46%, 2월 42%로 감소했다.(직방)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先)반영된 영향도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경기 침체 우려가 일부 해소되는 등 종합적인 기대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발 빠른 실수요자 사이에서 지난해 말부터 다시 하락한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8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임차인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차라리 집을 매수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세 대기수요의 매매로 전환이 일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전셋값과 매맷값의 차이(갭)가 줄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 매수) 등이 나타나면서 매매 수요가 늘어난다.
아울러 분양가 급등에 대한 ‘반사효과’로 주요 입지의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22일 역대 최고가인 30억1198만원(23층)에 거래됐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일시적인 흐름일 것이란 반론도 있다. 여전히 시중에는 아파트 매도 매물이 쌓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8만2025건으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9581건)보다 37.6%가량 늘었다.(아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여전히 저가 급매물이 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4월 총선 이후 정부 정책 전환 가능성 등이 남아있어 당분간 부동산 가격은 횡보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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