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위성으로 전세계 정찰…美, 스페이스X와 2조 계약”
미국 정부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2조원대 비밀 계약을 맺고, 수백 개의 정찰 위성을 연결하는 스파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2020년 이후에만 10여 개의 프로토타입(시제품) 위성이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미 정보기관인 국가정찰국(NRO)과 2021년 18억 달러(약 2조3976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 서비스 ‘스타실드(Starshield)’ 사업부에서 해당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와 NRO가 맺은 계약은 저궤도에서 대규모로 작동하는 수백 개의 위성을 갖춘 정찰 네트워크 구축이다. 해당 네트워크는 이미지 처리 센서를 갖춘 대형 위성과 수많은 중계 위성으로 구성돼 있다. 향후 중계 위성들은 레이저 네트워크를 통해 촬영 이미지를 비롯한 여러 정보와 데이터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아무도 숨을 수 없을 것”
해당 위성 네트워크가 언제 온라인으로 실제 활용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관련 사업은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로이터는 “이미 2020년 이후 10여 개의 프로토타입 정찰위성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통해 발사됐다”며 “해당 위성은 이미 미국 정부의 위성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돼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스페이스X가 2021년 미 정부와 18억 달러 규모의 기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지만, 당시엔 계약 당사자나 계약 내용까지 파악되지는 않았다.
스타실드는 스페이스X의 민간 위성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의 군사용 버전이다. 머스크는 지상 인터넷망이 없더라도 전 지구를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으로 잇겠다는 목표로 스타링크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5500개의 위성이 쏘아 올려졌다.
스타실드는 기존 스타링크 위성 인프라를 활용하지만, 보안이 좀 더 강화된 서비스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22년 12월 처음으로 스타실드 사업을 공개하면서 미 정부를 위해 지상 관측, 보안 통신, 데이터 수집, 장비 운반 등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미 국방부 산하 우주군과도 스타실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7000만 달러(약 93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정찰 위성을 담당하는 NRO도 지난해 4월 성명을 통해 오는 2033년까지 정찰 위성 수를 기존의 4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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