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보고서]기술 뚫고 나오는 인간미에 반했다…K팝 세계관 확장시킨 '플레이브'
지상파 음악 방송서 1위 등극
인기 요인은 '팬들과 소통'
최근 5인조 버추얼(가상) 아이돌 '플레이브'(PLAVE)가 인기다. 플레이브는 MBC 사내벤처에서 독립 분사한 버추얼 IP 스타트업 블래스트가 제작한 웹툰 스타일의 가상 아이돌이다. 2D 캐릭터 모습을 하고 있으나, 실제 본체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기존 가상 아이돌과 차별화된다. 이들은 카메라와 특수 장비 등을 활용해 사람인 본체를 캐릭터로 변환하고 있다. 현실 아이돌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성적을 보여주면서 플레이브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서운 성장세 보이는 '플레이브'…뮤비 조회 수 780만회 이상
플레이브는 하민, 노아, 예준, 밤비, 은호로 구성된 5인조 보이그룹이다. 그룹명은 영단어 'Play'와 꿈을 뜻하는 프랑스어 'R?ve'(꿈)의 합성어로,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이들은 작사, 작곡, 안무 등에도 직접 참여해 일명 '자체 제작돌'로 유명하다.
지난 12일 데뷔 1주년을 맞은 플레이브를 향한 인기는 뜨겁다. 지난달 26일 발매된 플레이브의 미니 2집 'ASTERUM : 134-1'의 타이틀 곡 'WAY 4 LUV'의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780만회를 넘었다. 또 해당 미니 앨범의 초동 판매량은 56만장을 넘겼다. 이는 미니 앨범 1집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의 20만 3000장을 넘어선 수치다. 특히 데뷔앨범 'ASTERUM'의 초동 판매량이 2만 7000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기세를 몰아 지난 9일에는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MBC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1위 후보는 르세라핌의 'EASY'와 비비의 '밤양갱'이었다.
가상 캐릭터 뒤에 존재하는 '본체'…기술과 감성 조화로 인기
플레이브가 다른 가상 아이돌과 차별화되는 점은 캐릭터 뒤에 '본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단순 AI 가수가 아닌 실제 사람이 버추얼 장비를 착용하고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통해 소통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가상의 캐릭터로 영상에 출연하는 '버추얼 유튜버(버튜버)'와 흡사한 개념이다.
플레이브의 핵심은 모션 캡처 기술에 있다. 이는 실제 사람의 움직임이 아바타에 그대로 반영되는 방식으로, 영화 '반지의 제왕' 골룸·'아바타'의 나비족 등에 사용돼왔다. 이 기술을 활용해 플레이브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기도 한다.
당초 버추얼 아이돌의 성공을 예견하는 이들은 적었다. 아이돌 산업에선 개인의 인간적인 매력을 중시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멤버 하민 또한 데뷔 전 마지막 라이브 방송에서 "지금까지 나온 아이돌과는 다른 버추얼 아이돌이라서 친근하진 않다. 손가락질할 수 있고 돌을 던질 수 있겠지만 대중들을 설득하는 게 저희의 숙제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플레이브는 평균 주 2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등 팬덤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 다양한 '자컨'(자체 콘텐츠)을 통해 본체들의 인간적인 매력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플레이브는 기술의 영역과 인간의 감성을 적절하게 잘 섞어내며 K팝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 "플레이브, 차별성에 대중들 주목받아"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플레이브는 외형만 버추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고, 그 이면엔 실제 아티스트들이 있다"며 "완전한 버추얼 아이돌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모든 것이 가상일 경우 몰입이 깨질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브는 팬들의 니즈에 맞게 실시간으로 대응해줄 수 있는 실존 인물들이 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어필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아이돌 그룹이 데뷔해도 주목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플레이브는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플레이브의 핵심은 기술력이다.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면 다른 버추얼 아이돌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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