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7차례 내린다더니 이젠 2차례만? [US REPORT]

2024. 3. 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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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 인하, 인플레 둔화 확신 필요”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위원회(연준) 의장은 지난 3월 6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에 출석해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해 이같이 발언했다. 어느덧 금리 인하 여부는 올해 글로벌 자산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가 됐다. 올해 연준은 과연 언제부터, 몇 번이나 금리를 내리려는 걸까.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의 발언 맥락을 짚어보면 꾸준하게 나오는 메시지가 하나 있다. ‘인플레가 잡히고 있다는 확신’이라는 문구다. 하지만 ‘확신’은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단어다. 이런 표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연준과 시장이 벌여온 줄다리기 역사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올해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본격적으로 품게 된 계기는 지난해 12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자리였다.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시장 일각에 남아 있을 때였다. 당시 파월 의장은 “물가가 2%로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금리를 인하하면 너무 늦다”고 발언했다.

이를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로 받아들인 시장은 즉각 환호했다. 미국 증시가 날아오르고 시장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통해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최대 7번까지 전망하기도 했다. 당시 연준의 점도표 중위값이 금리 인하 3번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시장이 너무 멀리 나갔다는 분석이다.

그러자 시장 기대를 꺾기 위해 연준 위원들이 돌아가며 진화에 나섰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져 증시가 상승하면 총 수요가 증가해 물가 압력의 배경이 된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 카드를 단기간에 꺼내지 않을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3월 6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가 잡히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를 낮추지 않을 거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AFP)
한때 ‘올해 7번’으로 금리 인하 예측

이젠 2번 인하설까지 나오는 분위기

여기에 올 초 나온 물가지표가 시장의 기대감을 꺾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1월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으며 인플레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자 한때 7번에 달했던 시장의 올해 금리 인하 기대 횟수는 3번까지 떨어졌다. 그렇게 지난해 나온 연준 점도표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 됐다.

금리 인하 기대감 군살이 ‘확’ 빠진 지금부터가 진짜 게임이다. 최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물가가 울퉁불퉁하게 내려가고 있지만 연준이 기대하는 2% 수준으로 물가가 내려가는 추세인 것은 확실하다는 분석이었다. 반면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올해 연준은 금리 인하를 두 차례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한 차례 금리를 내린 뒤 한참 동안 금리 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놔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FOMC가 열릴 때마다 순차적으로 금리가 계속 내릴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여기에 반기를 든 셈이다.

그는 “연준은 일단 금리를 한 번 낮춘 후 기업과 가계 등 반응을 살펴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금리를 내린 뒤 경제가 다시 호황으로 돌아서 물가 상승 압력이 나오지 않는지 면밀하게 관찰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올해 연준이 금리를 네 차례가량 인하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악관 이코노미스트 출신 손성원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연준 입장에서는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오해를 사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은 대선을 몇 달 앞둔 6월경부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네 차례 금리를 기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여부를 선거와 연결해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양당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연준은 준칙에 따르고 있다’는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 = 홍장원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0호 (2024.03.13~2024.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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