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최초 상장…올해부터 흑자 예상 [IPO 기업 대해부]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4. 3. 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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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노그리드

“대한민국 대표 클라우드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업 상장을 노리는 이노그리드의 포부다. 2006년 설립 당시부터 탄탄한 기술 기업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 같은 목표는 사명에서도 드러난다. 이노그리드(INNOGRID)는 ‘혁신(Innovation)’과 ‘그리드 컴퓨팅(Grid computing)’의 합성어로, 설립 당시 대두된 가상화 기술인 그리드 컴퓨팅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리드 컴퓨팅은 모든 컴퓨팅 기기를 연결해 계산 능력을 극대화한 디지털 신경망 서비스다.

이후 회사는 또 다른 가상화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그 기술이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인터넷 서버를 통해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을 의미한다. 회사는 클라우드라는 단어가 아직 국내에 알려지기 전인 2009년부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해당 사업에 착수했다.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가상화 2개 제품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보안기능확인서를 획득했다.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전문센터 ‘하이퍼 스퀘어’ 내 ‘CX 스퀘어’. 이노그리드의 대표 제품인 클라우드잇, 오픈스택잇, 탭클라우드잇, SE클라우드잇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노그리드 제공)
최초 보안기능확인서 취득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이노그리드는 4월 18일부터 24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당초 3월 12~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일정이 밀렸다. 회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신주 총 6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회사 측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9000~3만5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317억~1590억원 수준. 총 공모 금액은 174억~21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토종 클라우드 기업인 이노그리드는 지능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2011년 자체 개발한 솔루션 ‘클라우드잇’을 처음 공개한 이후 관련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회사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일반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해 클라우드 솔루션,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등 사업 모델이 다양하다. 민간 기업은 물론 공공 기관에도 서비스를 공급 중이다.

빠르게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 만큼 타이틀도 다양하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다수 클라우드 서비스에 관한 인증을 획득했고, 기술 중심 클라우드 풀스택 솔루션(IaaS·PaaS·SaaS·CMP 등)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이다. 이번에 정상적으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국내 클라우드 최초 상장사라는 타이틀도 거머쥘 수 있다.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우수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지능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마이크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시장에서 기술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고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솔루션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향후 마이크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한 후 중대형 분야까지 진출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전년比 매출 139% 성장

수급 우려 실적으로 극복

이번 공모에서 최대 불안 요소는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노그리드의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239만2683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454만4794주)의 53%에 달한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들의 이 비중이 20~3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수치다.

현재 IPO를 진행 중인 삼현(18%), 아이엠비디엑스(21%), 코칩(26%), 엔젤로보틱스(28%), 민테크(29%), 오상헬스케어(37%) 등은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40%를 넘지 않는다. 소액주주 지분도 27% 정도인데, 기관 투자자와 달리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해당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통 가능 물량이 50%가 넘는 부분은 투자자에게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기존 투자자들이 자체적으로 보호예수 기간을 길게 설정했다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도 수급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알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우려는 실적 개선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353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매출 400억원을 넘겨 성장세를 잇는다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 9억원으로 전년(-35억원) 대비 수익성이 개선된 데 이어, 회사는 올해부터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25억원. 내년에는 올해보다 영업이익이 4배 늘어 100억원을 돌파하고, 2026년에는 200억원을 넘긴다는 예상이다. 이미 확보한 프로젝트 수주 건과 향후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을 감안해 내놓은 추정치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23년 대비 2027년 8.8% 성장해 3조8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글로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은 2023~2029년 연평균 17%씩 성장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상장 후 수급에 대한 우려는 실적으로 극복하고자 한다”며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가 공공과 민간에서 모두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주와 매출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말 기준 약 185억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예상되는 신규 프로젝트 기회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추정치를 산정했다”고 덧붙였다.

CEO에게 듣는다…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
“국산 클라우드 우수성, 전 세계에 알릴 것”
이노그리드 제공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46)는 건국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이다. 이후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 힘썼다. 그러던 중 이노그리드 전임 대표로부터 제안을 받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회사에 합류했고, 2019년 지분 인수를 통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며 CEO 자리에 올랐다.

Q. CTO로 합류해 CEO가 되기까지 과정이 궁금하다.

A. 원래 클라우드를 전공한 공학 박사로, 대학에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었다. 그러다 학문적으로 연구한 내용을 시장에 적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당시 이노그리드 대표로부터 합류를 제안받았다. CTO로 근무하며 다양한 사업을 지휘했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 국산 클라우드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한민국 대표 클라우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지분을 인수했다.

Q.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어려웠던 시기는 언제였는지.

A. 대표이사로 취임하던 2019년 이노그리드 경영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2018년 연매출은 약 35억원에 불과했고, 성장이 정체된 시기였다. 당시 회사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솔루션인 ‘클라우드잇’과 ‘오픈스택잇’ 2종만 보유하고 있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노그리드의 강점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솔루션 다각화에 나섰다. 2020년부터 새로운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 제품과 서비스형 플랫폼(PaaS) 솔루션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실적이 개선됐다.

Q. 향후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A. 기존 솔루션 고도화와 신규 솔루션 개발을 통한 라인업 확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향후 2년간 집중적으로 우수한 개발 인력을 충원할 생각이다. 또, 클라우드 사업 확산 일환으로 마이크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를 진행하려고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중대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분야 진출이 목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0호 (2024.03.13~2024.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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