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보다 낫다”…명품 월배당 ETF 골라보니
1억원을 투자해 월 100만원을 따박따박 챙긴다? 아무리 고금리 시대라고 해도 ‘에이~’ 하고 손사래 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른다.
배당에 초점을 맞춘 ETF 상품을 잘 고르면 충분히 가능하다. 월 단위 현금 창출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며 국내 증시에서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의 ‘라인업’이 다채로워졌다. 연 배당률 12%, 즉 월 단위 1% 이상 수익을 내는 ETF가 여럿 등장했다. 일부 ETF는 미국 나스닥 등 기술주 호황과 함께 높은 시세차익까지 누리는 중이다.
‘타이거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
배당+시세차익으로 지난해 25%
국내 상장된 45개 ETF(3월 6일 기준) 가운데 분배금이 높은 ETF 유형은 ‘해외 투자형 커버드콜’이다. 대표적인 ETF가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이다. 이 ETF의 지난해 수익률은 25.7%. 올해만 따져도 시세차익이 괜찮다. 연초 974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1만290원(3월 6일 기준)으로 뛰어 5.6%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의 최대 경쟁력은 배당수익으로 시가배당률이 11.7%다. 1억원을 넣었다면 최근 1년간 1015만원(15.4% 배당소득세 제외)의 분배금 수익을 거머쥘 수 있었다. 매월 말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방식으로 정기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인기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며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률에 합산하는 전략을 쓴다. 매도한 콜옵션 수익은 분배금으로 전환해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최근 기술주 위주 나스닥100지수가 상승 랠리를 펼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뒀다. 일부 기술주 위주 종목 장세가 펼쳐지며 시세차익이 쏠쏠하다.
이처럼 연 배당률 10%가 넘는 상품이 적지 않다. 역시 미래에셋이 내놓은 커버드콜 ETF ‘TIGER 미국테크TOP 10+10%프리미엄’은 연 환산 시가배당률 10.35%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1월 16일 상장한 뒤 2개월 만에 순자산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상위 10개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며 상당한 시세차익을 냈다.
이 ETF는 100% 콜옵션을 매도하는 일반적인 커버드콜 전략과 달리 나스닥100 옵션 매도 비중을 평균 40%로 제한한다. 시장 성장에 따른 수익률을 누리면서도 연 10%가량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상품인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도 10.52%의 배당률을 기록했다. 김수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선임매니저는 “국내 최초 15일에 분배금을 지급하는 ‘TIGER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 ETF’를 선보이며 2주마다 한 번씩 배당을 받는 격주 배당 포트폴리오가 가능해졌다. 우량주와 성장주를 동시에 담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양극화 뚜렷…1~3% 저조한 상품도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커버드콜 ETF도 성적이 좋다.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 ETF가 대표 선수다. 최근 신한자산운용은 주당 100원 넘는 월 분배금을 지급했다. 지난 2월 29일 종가는 9935원으로 10%가 넘는 배당수익률이다. 지난해 12월 말 등판해 경력은 짧지만, 연 환산 시가배당률은 12.26%에 달한다.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 ETF’는 미국 장기 채권을 커버드콜 전략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월배당을 추구한다. 해외 ETF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Strategy ETF)’과 유사하게 운용된다. 최근 개인 자금이 쏠려 시가총액은 700억원까지 불어났다. 국채 투자 커버드콜 ETF 가운데 ‘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이 연 11.17% 배당률로 수익률이 괜찮다. 국내 상품 중에서는 ‘TIGER 200커버드콜ATM’과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이 7~8%대 배당률로 선전했다.
커버드콜이 아닌 ETF 중에서는 ‘ACE 글로벌인컴TOP10 SOLACTIVE’가 눈에 띈다. 지난해 7월 상장한 이 상품의 시가배당률은 8%다. 기초지수는 독일 지수 사업자인 솔랙티브 AG가 산출·발표하는 ‘Solactive Global Superior Income TOP10 Price Return Index’다. 해당 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주식형·채권형 ETF 중 분배율이 높고 분배 일관성이 우수한 10개 상품으로 구성된다. 상품명에서 인컴(income)이란 주식과 채권 등 편입 자산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말한다. 채권은 이자, 주식은 배당금, 리츠(REITs)는 임대료가 이에 해당한다. 해당 ETF의 인컴은 주식 배당금과 채권 이자를 합산한 분배금이다.
월배당 ETF는 절세와 과세 이연 혜택이 있는 퇴직연금 계좌(DC·IRP)를 통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퇴직연금 계좌는 안전성을 중시한다. 개별 종목에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제를 둔 게 그 사례다. 월배당 ETF는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가 가능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투자자라면 월배당 ETF를 통해 연금 계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모든 월배당 ETF가 수익률이 좋은 건 아니다. 45개 상품 가운데 20개는 수익률이 4%대 미만이다. 지난해 저축성 예금 평균 금리(3.85%)를 감안하면 은행에 맡기는 것과 비슷하거나, 이보다도 못한 셈이다. ‘SOL 미국S&P500(1.16%)’ ‘WOORI 200(1.33%)’ ‘HANARO 미국S&P500(1.41%)’ 등은 연 1%대 수익률에 불과하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월배당 재원이 ETF 안에 있는 주식이나 채권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배당이나 이자에 한정된 것인지, 아니면 높은 월배당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을 매도하는 경우도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0호 (2024.03.13~2024.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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