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새 휴전안에 동맹 파열음…美 환영·이스라엘 퇴짜

하마스, 영구휴전안 철회
백악관 "곧 협상 재개될 것"
이스라엘 "비현실적" 일축
'바이든 레드라인' 라파 진격 추진 중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새롭게 제시한 가자지구 휴전안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견을 드러냈다.

15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새로운 제안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며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것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또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1차 교환하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기한을 정한 뒤 영구 휴전을 위한 날짜를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기존 하마스가 인질과 수감자 교환을 시작하는 대가로 즉각 영구 휴전에 합의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물러선 제안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NYT는 하마스의 새 제안에서 이스라엘 남성 인질 35명과 여성 인질 5명을 풀어주는 것이 1단계라고 보도했다. 남성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10명, 여성 인질 1명당 수감자 50명을 석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로 철수해 일부 피란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담겼다.

2단계는 적대 행위(교전) 추가 중단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추가 석방이다. 마지막 3단계에선 하마스가 숨진 이스라엘 인질의 시신을 넘기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완화한다.

이같은 하마스의 새 제안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환영하며 카타르 도하에서의 휴전 협상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번 제안이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4자(이스라엘·미국·카타르·이집트) 회의에서 합의한 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커비 보좌관은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라면서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이스라엘의 반응은 달랐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여전히 비현실적인 요구"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전멸을 목표로 내세우며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끝내는 모든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이스라엘 관리들은 하마스의 새 제안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봤다.

더불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라파에는 100만명 넘는 피란민이 몰려 있는 만큼, 이스라엘은 이들을 대피시킬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라파의 민간인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대규모 지상작전을 '레드라인'(만류에도 강행했을 때 대가를 치러야 할 행위)으로 규정하며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