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에 다시 서는 김하성 "5년간 뛰던 구장이라 더 기쁘다"

배영은 2024. 3. 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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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5년간 홈으로 뛴 구장에서 경기하게 돼 더 기쁩니다."

김하성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팀 동료들을 이끌고 서울로 금의환향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남다른 감회를 털어놨다.

김하성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게 기대된다. 고척돔은 내가 5년 동안 홈으로 뛴 구장이라 더 기분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하성은 2014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성장한 뒤 2021년 샌디에이고와 계약해 MLB에 진출했다. 이후 3년간 타격, 수비, 베이스러닝에서 고루 실력을 인정 받아 MLB 정상급 내야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한국인 선수 최초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수비상)를 수상했다.

야구의 세계화를 꾀하는 MLB 사무국은 올해 역대 9번째로 해외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열기로 결정하고, 그 장소를 서울로 지정했다. 지난해 중순 서울 개막전 매치업이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로 확정되면서 김하성도 동료들과 함께 고척돔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김하성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입단 뒤 내야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엘리트 수비수로서 우리 팀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김하성이 빅리거로서 친정팀의 홈구장을 찾아 경기에 나서는 건 매우 특별하고 역사적인 일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하성은 "처음 발표가 났을 때는 시즌 중이라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며 "한국에서 이렇게 경기하는 게 영광이고, 긴장도 된다"고 했다. 또 "앞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지금 내게도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경기가 아시아에서 많이 열리면, 선수들이 꿈을 갖고 MLB에 더 많이 도전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공식 팀 훈련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던 김하성은 올해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게 된다. MLB 진출 전부터 주로 맡았던 포지션이라 늘 입던 옷을 입은 듯 익숙하기만 하다. 김하성은 "유격수는 어릴 때부터 봤던 포지션이다. 2022년에도 풀타임에 가깝게 소화해서 원래 자리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안정감이 있다"며 "아시아에서 뛰는 내야수가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내가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샌디에이고 선수단은 이번 서울 원정에 앞서 한국 문화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김하성은 "클럽하우스에서 한국어와 문화를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 선수가 한국이 처음이라더라"며 "다들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다. '안녕하세요' 같은 기본적인 한국어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또 다르빗슈 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동료들이 한국에서 팬 서비스와 목격담 등으로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한국인으로서 뿌듯하다. 경기에도 집중해야겠지만, 동료들이 한국에 왔으니 한국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아마 한국의 응원 문화도 신기해하고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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