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교실서 어린이들 만난 尹 "책만 읽어선 훌륭한 리더 못돼"

하수영, 황수빈 2024. 3. 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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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에서 열린 '메이저리거 참여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티볼을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메이저리거 야구 교실을 찾아 어린이들을 향해 "책만 읽고 공부만 해서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다. 스포츠를 즐길 줄 알아야 정말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 윤 대통령은 용산 어린이정원 내 야구장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유소년 야구 클리닉' 현장을 찾아 타격 실력을 뽐냈다.

유소년 야구팬들과 주한미군 자녀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야구 클리닉 교실 현장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전설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박찬호재단 대표, KBO에서 활약한 뒤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코치로 활동 중인 홍성흔 코치, 그리고 현역 코리안 메이저리거로 활약 중인 김하성, 고우석, 그리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토마스 세이들러 구단주와 에릭 그루프너 사장이 함께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야구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타격에 나서 웃음짓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먼저 어린이들과 "몇 학년이야?", "야구 한창 할 때네"라고 대화를 나눴다. 한 어린이가 오산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윤 대통령은 "오산에서 왔구나. 아버지가 공군이신 모양이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현직 메이저리그 선수들, 그리고 세이들러 구단주, 그루프너 사장과도 대화를 나눴다.

박찬호 대표는 "세이들러 구단주의 외삼촌(피터 오말리, 전 LA다저스 구단주)이 저를 LA다저스 구단에 영입한 분"이라고 소개하자 윤 대통령은 "야구 명문가 오말리 가문이 한국의 야구 성장에도 많은 기여를 해주신 점에 대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세이들러 구단주는 "우리 가문이 한국 선수의 첫 메이저리그 진출에 기여한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김하성에게 "우리 김하성 선수 게임할 때 내가 보는데 너무 잘하는 것 같아. 얼마나 타격을 잘하는지 아주"라고 하자, 김하성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고우석과도 악수하며 "아이고 앞으로 고생하시고"라며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 행사에 참석해 타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은 어린이들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 김하성, 매니 마차도 등 메이저리거들의 타격 시범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때 박찬호 대표가 "윤 대통령의 타격도 보고 싶지 않냐"고 어린이들에게 묻자 어린이들이 환호했다. 윤 대통령은 타석에 들어서 연습 스윙을 한 뒤 3개의 공을 내야와 외야로 쳐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소감을 밝히기 위해 마이크를 잡자 어린이들은 "주말을 늘려주세요", "한 달 동안 학교 안 가도 되게 해주세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웃으며 발언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나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동네 형들하고 야구 그룹을 구해서 공 던지는 것도 배우고 야구를 시작했다. 여러분들을 보니 어린 시절 생각도 나고 정말 부럽다. 세계적인 선수들한테 배워보니까 더 야구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죠"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책 읽고 공부만 해 가지고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다. 여러분이 스포츠를 하고 또 룰의 경기인 야구를 사랑하고 즐기면 앞으로 사회생활 할 때 몸도 건강할 뿐 아니라 정말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며 윤 대통령은 웃으며 "주말을 늘리는 문제도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자 어린이들은 환호를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 행사에 참석해 박찬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날 세이들러 구단주와 그루프너 사장은 김하성, 고우석의 사인이 적힌 'MLB 서울시리즈' 기념 야구모자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또 박찬호 대표는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글러브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방문 당시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박찬호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 액자를 선물했다.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행사는 용산 어린이정원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사무관이 평소 친분이 있던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에게 용산 어린이정원 내 야구장을 소개했고, 이후 박찬호재단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이 이곳에서의 행사개최를 적극 검토하면서 성사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용산 어린이정원이 과거 주한미군 부지였던 점을 고려하면 용산 어린이정원 야구장은 한국과 미국의 어린이들이 다 함께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나가는 장소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도 소개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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