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태만-특혜 의혹까지... 위기의 현주엽, 끊이지 않는 구설수
[이준목 기자]
▲ 현주엽 감독 |
ⓒ 연합뉴스 |
유명 농구인 겸 방송인 현주엽이 또다시 구설수에 휘말렸다. 현주엽은 최근 감독직을 맡고 있던 휘문고등학교 농구부에서 근무 태만-특혜-채용비리 논란 등에 휘말렸다. 여기에 자신의 자녀들을 지도하던 휘문중 농구부 코치에게 노골적인 갑질과 언어폭력을 저지른 사실까지 폭로되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최근 SBS와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에서는 휘문중고 농구부 관련자 및 학부모, 휘문고 재단 관계자 등이 현주엽 감독 관련 탄원서를 냈다는 내용의 보도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탄원서에는 현주엽이 감독직을 맡은 이후 고등학교 농구부가 파행운영을 거듭하고 있으며, 현 감독이 개인 방송과 유투브 활동을 이유로 훈련과 연습경기에 자주 불참하고 감독업무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학생들과 관계자들에 대한 갑질, 부적격자 코치 채용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현주엽은 '매직히포', '한국의 찰스 바클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농구인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초특급 스타로 주목받으며 고려대를 졸업하고 프로농구 청주 SK-광주 골드뱅크-창원 LG 등에서 선수생활을 보냈으며, 국가대표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주역으로도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창원 LG 감독직을 3년간 맡았으며 농구중계 해설위원과 TV 예능, 유투브 출연 등을 통해 방송까지 진출했다.
휘문중고는 현주엽의 모교이기도 하다. 현주엽의 자녀 2명도 현재 휘문중 농구부에 재학 중이다. 현주엽은 지난 2023년 11월에 휘문고의 감독으로 취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현주엽은 고교 농구부 감독직을 수행하면서도 방송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현주엽은 현재 E채널 예능 <토요일은 밥이 좋아>에 고정 출연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먹보스 쭈엽이> <운동부 둘이왔어요> 등에도 출연하고 있다. 현주엽의 주요 방송 컨텐츠는 '먹방'이며 그가 운영하는 유투브채널의 구독자 수는 무려 76만 명에 이를 만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교 농구부 감독은 지도자 업무만 전임으로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회 성적과 선수 지도, 진학 문제 등에만 신경쓰기에도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주엽은 휘문고 감독에 취임한 이후에도 방송활동을 병행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현주엽이 휘문고 감독이 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팬들도 상당수다.
아울러 현주엽이 보조 코치로 선임한 인물은 고교 선배가 과거 휘문고 농구부 지도자 면접에 응시했다가 탈락한 '부적격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코치는 현주엽이 개인일정 등을 이유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대신 선수들을 지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휘문중에 재학 중인 현주엽의 자녀들은 중학교 지도자들이 따로 있음에도 종종 고교팀과 함께 훈련하며 특혜를 받았다는 비판도 불거졌다.
이에 대하여 현주엽 측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나하나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촬영은 일과 시간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 한 것이며 농구부 감독 취임 이후로 방송 활동을 더 늘린 것도 없다는 반박이다.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의 자녀만이 아니라, 자율훈련 시간이 날때마다 중고교 선수들을 함께 지도해주는게 농구부 관행이었다는 것. 또한 부적적 코치 의혹에 대해서는 함께 했던 경험을 통하여 능력이 있는 코치라 판단해서 기용했을 뿐이라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현주엽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14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휘문고와 양정고 간 연습경기에서는 또다시 현주엽 감독이 불참하여 코치진이 경기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휘문고 선수 한 명이 경기중 큰 부상을 당했는데도 감독의 부재로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서 학부모가 대신 농구 코트에 들어와 상황을 수습하고 병원으로 옮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현주엽이 고교팀 감독으로 취임하기 전, 본인의 자녀들을 지도하던 중학교 지도자에 폭언을 한 녹취록까지 폭로되면서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제보자가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주엽이 해당 지도자에게 농구부원들이 돌아가면서 맡는 상황판 작성을 자기 아들만 맡는 것 같다고 전화통화로 항의를 하면서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해당 지도자는 현주엽의 농구계 후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된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보면, 현주엽은 "내가 지금 하도 열이 받아서 전화했다. 너 지금 내가 한 말 거꾸로 뒤집어서 나 멕이는 거냐?"라며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지도자가 정중하게 "오해가 있으신 것 같다. 아버님이 전화 오셔서 ○○이(현 감독 아들)만 적는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라고 해명했으나, 현주엽은 중간에 말을 자르며 "야, 내가 아버님이냐, 지금 네 선배로 전화했지"라며 욕설을 섞어 대꾸했다.
현주엽은 짧은 녹취록 중에도 반말과 욕설을 일삼으며 시종일관 고압적인 분위기로 일관했다.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지도자라면 엄연히 '스승과 학부모'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공사 구분에 대한 인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최대한 예의를 지켜가며 자신을 '학부모'로 대하려는 해당 지도자에게 '선배'의 지위를 내세우며 위계서열을 내세운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해당 통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현주엽은 휘문고의 감독으로 취임한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현주엽에 대한 대중의 여론은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됐다. 현재 서울시교육청 측은 휘문고 관련 민원을 접수하며 진상파악에 나섰다. 교육청은 휘문고에게 자체조사를 지시했고 다음 주 초까지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특별장학(현장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주엽이 출연 중인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농구와 방송 활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처한 현주엽이 과연 이번 사태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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