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로버츠 감독 향해 달걀 투척, 일본 팬들 반응 “오타니 걱정된다”
2024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출전을 위해 입국한 LA 다저스 선수단에 대다수 팬들이 뜨거운 환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 야구팬이 데이브 로버츠 감독 앞으로 달걀을 투척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다저스 선수단이 탑승한 전세기(747-400 VIP PLUS 5Y8269)가 15일 오후 2시 30분경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다저스 구단 선수들을 태운 호화 전세기는 보잉사가 제작한 기종으로 ‘날아다니는 호텔’로 불리는 2층 대형 여객기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다저스는 오는 20~21일 펼쳐지는 ‘2024 MLB 서울 개막시리즈’ 2연전(vs 샌디에이고)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
한국에서 MLB 정규시즌 경기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미국 본토가 아닌 해외에서의 MLB 개막전은 멕시코 몬테레이, 일본 도쿄, 푸에르토리고 산후안, 호주 시드니에 이어서 서울이 역대 5번째다.
그만큼 야구팬들의 기대가 크다. ‘명문 구단’ 다저스 선수단을 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인파(500~600명)가 몰렸다.
유니폼, 야구공, 펜 등을 들고 ‘사인’을 기대하며 ‘촬영’을 준비했다. 한국 야구팬들은 물론 오타니를 보기 위해 일본에서 건너온 팬들도 볼 수 있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호원들과 함께 공항 보안선이 곳곳에 설치됐다.
선수단은 착륙한 뒤 약 10분쯤 지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출현’한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계약기간 10년, 총액 9220억원)와 그의 아내(다나코 마미코). 이들을 향한 환호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오타니는 장시간 이동에 따른 피로 탓인지 가벼운 미소만 보이면서 빠르게 걸어 공항을 빠져나간 뒤 아내와 함께 대기하던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어 타일러 글래스노우(31), 무키 베츠(32), 야마모토 요시노부(26) 등 다저스 스타 플레이어들이 입국 게이트를 통해 나왔다.
문제의 장면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나왔을 때다. 대부분의 선수가 입국장을 빠져나갔고, 막판에 로버츠 감독이 등장했다. 곳곳에서 로버츠의 이름을 연호했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활약했을 때, 함께 했던 감독이라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인물이다. 로버츠 감독도 반겨주는 팬들에게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드는 등 친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때 불미스러운 장면이 있었다. 로버츠 감독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며 걸어 나오고 있을 때, 팬들과 취재진 사이에서 누군가가 달걀을 투척했다. 로버츠 감독 몸에 맞지 않고 바닥에 떨어져 깨졌지만, 로버츠 감독이나 보안 요원들, 취재진과 팬들로 순간 놀랐다. 로버츠 감독은 이후 별다른 반응 없이 총총 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가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탑승해 여의도 호텔로 이동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은 SNS 등을 타고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현장에 있던 팬들도 “누가 던진거냐”라며 거칠게 반응했고,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CCTV 영상을 바탕으로 1시간 여 만에 20대 남성 A씨를 붙잡았다. 달걀을 던진 A씨는 로버츠 감독을 겨냥한 것은 아니고 LA 다저스 선수단을 향해 던진 것이라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던진 이유라고 밝힌 것은 “외국인 선수들을 왜 환영해줘야 하나. 기분이 나빠서 던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팬들은 “나라 망신이다”, “뭐하는 짓이냐”, “이미지 갉아 먹는다. 추후 큰 대회를 유치하거나 대형 스타를 초청할 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판했다. 미국과 일본 언론들도 달걀 투척 상황을 알렸다. 일본 매체들은 “역사적인 순간에 기뻐하고 열광하는 분위기에서 누군가가 달걀을 던지는 비상식적 행동으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보도했다. 일부 일본 팬들은 격분하면서 “불안하다. 서울 시리즈에 오타니를 출전시킬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반응했다.
한편, 다저스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한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기자회견에는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오타니, 베츠, 프리먼이 참석해 한국을 방문한 소감 등을 밝힐 예정이다.
다저스는 MLB 정규시즌 개막전에 앞서 고척돔에서 열리는 연습경기를 통해 마지막으로 전력을 점검한다. 17일 키움 히어로즈, 18일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 ‘팀 코리아’와 격돌한다. 20~21일에는 고척돔에서 김하성-고우석 소속팀 샌디에이고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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