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김민재, UCL 8강 '코리안 더비' 불발→결승 가야 가능하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한국인 선수가 맞붙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UEFA는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 위치한 UEFA 본부에서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추첨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스널과 바이에른 뮌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과 바르셀로나가 8강에서 만나게 됐다.
추첨이 진행되기 전 이강인과 김민재의 8강 맞대결 가능성이 주목 받았으나 아쉽게 불발됐다. 대신 대진표에 따라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뮌헨이 아스널을 꺾고 4강에 오를 경우 레알 마드리드 혹은 맨시티와 만난다. 파리 생제르맹은 4강 진출 시 아틀레티코 또는 도르트문트를 상대한다. 대진표상 완전히 갈라진 두 팀이다.
이강인과 김민재 모두 일단 8강에서는 수월한 상대를 만났다는 평가다.
먼저 PSG는 바르셀로나와 총 13번 맞붙었다. 라리가 팀 중에선 가장 많이 만나본 상대다. 역대 전적도 4승4무5패로 살짝 밀리지만 팽팽한 수준이다.
최근 맞대결이었던 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1차전 4-1, 2차전 1-1로 바르셀로나를 꺾은 좋은 기억이 있다. 리오넬 메시가 떠난 후 바르셀로나의 전력이 매우 약해진 반면, PSG는 지난 맞대결에서 바르셀로나를 괴롭혔던 킬리안 음바페가 건재하다는 점이 반갑다. 당시 음바페는 메시 앞에서 무려 4골을 넣으며 완승을 거뒀다.
바르셀로나에서 PSG를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건 네이마르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2017년 PSG로 이적했고, 현재 유럽 축구계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다. 현재 바르셀로나에서 PSG에 강한 선수를 꼽기 어렵다. 2016-17시즌 16강에서 캄프 누의 기적을 썼던 세르지 로베르토가 남아 있지만 주전은 아니다.
또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선수 시절 바르셀로나 주장까지 맡았던 데다가 감독으로도 바르셀로나를 직접 지도한 경험이 있어 바르셀로나 축구에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도 PSG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준결승에서 아틀레티코 또는 도르트문트와 맞붙는 대진도 크게 어렵지 않다. 도르트문트와는 이미 조별리그에서 만나 1승1무를 거뒀다.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1-1로 비겼고, 홈에서는 2-0 완승을 기록했다. 아틀레티코는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앙투안 그리즈만이 경계 대상이지만 반대편에 있는 레알 마드리드나 맨시티에 비해서는 해볼만 한 상대다.
뮌헨도 8강을 통과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전통적으로 아스널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역대 전적은 12전 7승2무3패로 뮌헨의 절대 우세다. 상성이 좋았다. 12번의 맞대결에서 뮌헨은 아스널에 무려 27골을 때려넣었다.
그동안 16강에서 많이 마주쳤고, 그 때마다 뮌헨이 아스널을 꺾고 8강에 올랐다. 2012-13, 2013-14, 2016-17시즌 16강에서 만나 세 번 모두 뮌헨이 8강에 진출했다. 특히 2016-17시즌에는 1, 2차전 모두 5-1 대승을 거두며 확연한 실력 차이를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아스널 최대 라이벌 토트넘에서 뛰었던 케인이 아스널에게 강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케인은 토트넘 소속으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 19경기 출전해 1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전적은 7승5무7패로 팽팽했지만 경기 당 1개에 가까운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이번 시즌에는 더 강해진 뮌헨 동료들의 지원을 받아 아스널의 골문을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분데스리가 30골, 챔피언스리그 6골로 두 대회 모두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케인이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강은 만만치 않다. 레알과 맨시티 모두 뮌헨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뮌헨은 전통적으로 스페인 팀에 강했다. 역대 전적에서 뮌헨에 앞서 있는 스페인 팀은 과거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했던 데포르티보 라코루냐 한 팀 뿐이다.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14회)에 빛나는 레알도 뮌헨과의 전적은 밀린다. 다만 뮌헨이 절대 우세인 것은 아니다. 26경기에서 12승3무11패로 뮌헨이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최근 5경기 맞대결에서는 1무 4패로 승리가 없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2017-18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1-2 패, 2-2 무승부를 기록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6-17시즌에는 8강에서 만나 1차전 홈에서 1-2로 패했고, 2차전 원정에서 2-1로 이겨 연장전까지 갔으나 결국 2-4로 패해 탈락한 아픔이 있다. 레알과의 결과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이유다.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상대로는 3승1무4패로 밀린다. 지난 시즌 8강에서 맨시티와 만난 뮌헨은 1차전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했고, 홈에서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짐을 쌌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유럽에서 손꼽히는 강팀이 된 맨시티는 뮌헨에게 있어 천적이나 다름없다.
만약 PSG와 뮌헨 모두 결승에 오른다면 처음으로 결승에서 한국인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된다.
챔피언스리그 전체를 통틀어보면 2011-12시즌 조별리그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호(FC바젤)가 역대 첫 코리안 더비를 펼친 바 있다. 이후 12년 동안 한 번도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강인과 김민재가 역대 2번째이자 결승전에서는 최초로 코리안 더비를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8강 1차전은 내달 9일과 10일 예정돼 있으며, 2차전은 16일과 17일에 펼쳐진다. 4강전 일정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결승전은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UEFA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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