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얼굴에 맨 엉덩이 문지른 선임병 "방귀 장난 치려던 것"

현예슬 2024. 3.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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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자료사진. 사진 셔터스톡


군 복무 중 생활관에서 벌거벗은 채 엉덩이로 후임병의 얼굴을 문지르고, 엉덩이를 깨무는 등 성추행한 선임병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이수웅)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22)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도내 육군 모 부대 병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5월 12일 오후 10시쯤 후임병 B씨(24)의 얼굴과 상반신에 자신의 엉덩이 맨살을 문지르는 방법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7월 1일 오후 8시쯤 같은 부대 생활관에서 엎드려 있는 B씨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깨무는 수법으로 추행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방귀를 뀌는 장난을 치려다 엉덩이가 피해자의 얼굴에 닿았을 뿐 추행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군대 후임인 피해자에게 다소 심한 장난 친 것에 불과하므로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행해진 유형력의 행사인 만큼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추행으로 평가되고 고의도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행위를 용인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라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귀를 뀌는 장난이라고 할지라도 옷과 속옷을 모두 벗은 채로 엉덩이를 타인의 얼굴에 들이대고, 엉덩이를 깨무는 등의 행위는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라며 "강제추행에 관한 범의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선임의 지위를 이용해 후임인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초범이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 외에도 A씨는 B씨를 폭행하는 등 지속적인 정신적 고통을 가해온 점도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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