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한 관계" 인정했던 불륜 트럼프 수사팀…결국 특검 사퇴
미국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사하던 조지아주 특별검사가 상관과의 불륜 논란으로 결국 사임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이후, 수사를 맡아 진행하던 네이선 웨이드 특별검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웨이드 특검과 그를 임명한 파니 윌리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사장이 불륜 관계에 있다며, 둘을 재판에서 배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날 오전 풀턴 카운티 고등법원의 스콧 맥아피 판사는 윌리스 검사장이 트럼프 사건에서 손을 떼든지, 아니면 사건 공판이 진행되기 전에 웨이드 특검을 해임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사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인 웨이드 특검이 사임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공소 유지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윌리스 검사장이 사건을 계속 맡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의 부분적인 승소인 셈이라고 NBC뉴스는 전했다.
윌리스 검사장마저 수사에서 배제됐다면 사건이 다른 검사에게 넘어갔을 것이고, 그러면 오는 11월 대선 전에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마저 사라졌을 거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측 변호인인 애슐리 머천트는 "법원이 윌리스 검사장의 자격을 완전히 박탈했어야 했다"며 판결에 아쉬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경합 지역이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1만1779표 차로 패했다. 그러자 이듬해 1월 초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도록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21년 2월부터 윌리스 검사장을 중심으로 수사에 들어갔고, 특검을 임명한 뒤 지난해 8월 대배심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그러자 트럼프 측은 윌리스 검사장과 웨이드 특검의 불륜 의혹을 제기했다. 윌리스가 정치적 목적을 갖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해 내연관계인 웨이드를 특검으로 임명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연인 관계인 둘이 여행을 갔을 때 웨이드 특검이 비용을 지불했는데 이 역시 상관인 윌리스 검사장 입장에선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것이라고 고발했다.
지난달 둘은 청문회에 나와 "로맨틱한 관계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특검 임명 이후에 만남을 시작한 것이며, 여행 경비도 나중에 돌려줬고, 둘의 관계도 지난해 여름에 끝났다고 해명했다.
이날 맥아피 판사는 "실질적인 이해 충돌을 입증할 증거가 법률적으로 불충분하다"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선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특검 임명 이후 연인 관계가 시작됐다 하더라도, 계속 관계를 유지하며 그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재판 내내 대중들은 둘의 이해관계, 심지어 연애 관계까지 계속 궁금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맥아피 판사는 "웨이드 특검이 사건을 맡고 있는 한 이런 불필요한 인식은 계속될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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