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환대’받은 한동훈, 광주서는 ‘찬바람’ 쌩~ [주목! 이 선거구]

황인성 2024. 3. 1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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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은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사실상 중간 평가다.

A씨는 "어제는 시내를 지나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길목을 다 채우고 조국 대표의 말을 차분히 듣는 분위기였다면 오늘은 복장부터 말씨까지 광주시민이 아닌 것 같다. 한동훈 대표가 궁금해서 나와봤는데 조국 대표보다 정이 안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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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웃장’ 찾았지만 ‘가는 날 장날’…“장사 방해·서민 행세” 불평
광주 충장로에선 “한동훈 물러가라” 반대 시위도
“조국 방문엔 시민 자발적 웅집…한동훈은 동원 같아” 

22대 총선은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사실상 중간 평가다. 정권의 남은 임기의 향배가 걸렸다고 할 만큼 여야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만큼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 중이며, 격전지 또한 적지 않다. 마포·용산·성동 등을 포함한 ‘한강 벨트’를 비롯해 민주당 현역과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낙동강 벨트’,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까지 곳곳이 치열한 선거 전쟁터다. 쿠키뉴스는 주목되는 선거구 현장을 찾아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전하고자 한다. 총선 대진표가 마무리된 시점에 각 지역구 후보에 대한 선호도와 한국정치를 향한 시민의 의견도 함께 담겠다. (편집자 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우체국 앞에서 총선 출마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타리서 하면 되제. 오늘 장날인디 왜 시장통에 돌아 댕기면 쓰것소”
“정치하는 사람이면 서민을 생각해줘야지. 시방 이거시 뭐다요”

15일 오전 순천의 전통시장 ‘웃장’을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한 순천시민과 ‘웃장’ 일부 상인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다. 

순천 의료원 로터리에서부터 시작된 한 비대위원장과 지지자 행렬로 좁은 시장통이 꽉 채워지자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시민들과 장사 준비 중이던 상인들은 깊은 인상을 썼다. 넓은 공간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지 왜 장날일 때 굳이 시장에서 ‘먹방’을 시전하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지자들이 한 위원장을 보려고 좁은 시장통을 이동하면서 시장 바닥 좌판에 놓인 채소가 담긴 바구니 등을 엎어뜨리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동훈 위원장 지지자들이 좁은 시장통에 몰리면서 시장 좌판에 채소 바구니를 엎어 다시 주워 담는 모습. 사진=황인성 기자

수도권과 부산에서 뜨거운 환대와 관심을 받았던 한 위원장도 호남에서는 다소 다른 대접을 받아야만 했다. TV 뉴스를 통해 보던 정치인이 왔다는 소식에 관심을 보인 이들도 여럿 있었지만, 그에 대한 지지를 묻는 질의에는 대체로 고개를 저었다. 

‘순천 아랫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70대 노부부는 “민주당이 못해 갖고 서운한 것은 한디. 그래도 국민의힘은 안 찍을 거시여”라며 확실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를 보였다.

장날에 맞춰 웃장에서 ‘뻥튀기’ 등 과자류를 판매하는 50대 남성은 “40~50대까지는 그래도 누가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 한 번씩은 하고 투표를 하는디 나이 많은 자신 할매·할아씨들은 민주당 몇 번이냐고 묻고는 그냥 찍어 버린다”며 “전라도서는 국민의힘으로는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15일 순천 웃장을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진=황인성 기자

“어제 조국은 자연스럽게 모여진 거고, 한동훈은 동원된 것 같다”
한쪽에서는 “한동훈 파이팅”…다른 편에선 “한동훈 물러가라”

오후 광주 일정에서도 한 위원장은 환대만을 받지는 못했다. 빨간 계열의 옷을 입은 국민의힘 당원 또는 지지자들은 광주 충장로를 찾은 한 위원장에게 ‘한동훈 파이팅’ 등 응원 구호를 냈지만, 일부 광주시민들은 반대로 ‘한동훈 물러가라’, ‘윤석열 퇴진’ 등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한 시민의 모습. 사진=황인성 기자

하루 앞선 지난 14일 똑같은 장소 충장로 우체국을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교하는 증언도 눈길을 끌었다. 충장로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50대 광주 여성 시민 A씨는 쿠키뉴스에 “어제와 비슷한 숫자가 모이긴 한 것 같다”면서도 “어제와 오늘의 분위기는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5일 광주 충장로를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진=황인성 기자

A씨는 “어제는 시내를 지나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길목을 다 채우고 조국 대표의 말을 차분히 듣는 분위기였다면 오늘은 복장부터 말씨까지 광주시민이 아닌 것 같다. 한동훈 대표가 궁금해서 나와봤는데 조국 대표보다 정이 안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광주 북구에 사는 40대 여성 B씨는 “정치 얘기는 잘 모르지만 한동훈 대표가 쇼맨십이 있는 것 같다”며 “궁금하니깐 가서 얼굴 한 번 본 거다. 사실 호남에서는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는) 좋은 얘기가 안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순천·광주=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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