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도 월 100만원 드리는데…필리핀 가사도우미에 206만원?"

김하나 2024. 3. 1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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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저출생 대응 정책의 하나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워킹맘 김모(36)씨는 "입주 가사도우미 이모님을 고용하면 300만원대 비용을 지급하는데 출퇴근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100만원 차이라면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며 "양가 부모님이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경우에도 보통 100만원 용돈을 드리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 가사도우미 월급 206만원은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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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이르면 6월부터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최저임금 보장, 월 206만740원
맞벌이 부부들 "외국인 가사도우미 환영이지만…최저임금 맞춰주면 너무 비싸, 남는 것 없어"
"전 세계적으로 필리핀 가사도우미 206만원 주고 데려오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것"
전문가 "최적임금 적용하면 필패…돌봄 업종에 최저임금 낮게 책정하거나 지자체 바우처도 방법"
육아 부담.ⓒ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가 저출생 대응 정책의 하나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인건비가 비싸져 일반 가정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200만원이 넘는 최저임금를 주게되면 이 사업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면서,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돌봄 업종의 최저임금을 아예 낮게 책정하거나 지자체 바우처 발급 등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서울시는 맞벌이 가정 등의 가사와 육아를 도울 '외국인 가사관리사(도우미)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20~40대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연말까지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명을 6개월 이상 서울에서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입주 방식이 아닌 전일제(풀타임)이나 시급제(파트타임)으로 출퇴근하는 방식이 원칙이다. 시범사업이니만큼 이들 외국인에겐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9860원)이 보장된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6만740원이 된다.

맞벌이 가정이라 할지라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워킹맘 김모(36)씨는 "입주 가사도우미 이모님을 고용하면 300만원대 비용을 지급하는데 출퇴근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100만원 차이라면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며 "양가 부모님이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경우에도 보통 100만원 용돈을 드리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 가사도우미 월급 206만원은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11개월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 중인 박모(32)씨는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오는 건 환영"이라면서도 "일반 서민들은 월급에서 최저임금에 맞춰 임금을 다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월급 150만원이라면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전 세계적으로도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이렇게 비싸게 데려오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사도우미.ⓒ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이 정도 금액은 지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가사도우미를 출퇴근 방식으로 고용 중인 워킹맘 이모(34)씨는 "복직한 뒤 가사도우미를 구해도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친정 엄마가 부랴부랴 와주셔야 했다"며 "책임감 있고 야무진 이모님들은 입소문이 나 월 300만원은 불러야 잡힌다. 최저임금 예외를 적용해 100만원으로 맞추면 경제적 부담은 없겠지만 한달에 100만원 받고 성심성의껏 아이를 봐줄지는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가계 부담이 너무 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홍콩,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월급이 40~70만원 정도인데 그들에게는 100만원만 줘도 너무 큰 돈"이라며 "해당 국가 인건비 수준을 감안해 책정해야한다. 우리 여성들이 적은 비용으로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어야 제도 본래의 취지에도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보다 낮은 가격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도록 돌봄업종 자체에 내외국인 관계 없이 해당 업종의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지자체가 저출생 해소를 목적으로 한 바우처를 발급해 각 가정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의 실질적인 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시범사업부터도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소득 구간별로 차등화시켜 적용하면 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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