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캐시카우 될 것" 금융맨 북적이던 월가, 승부수 띄웠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 미국 투자은행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을 전면에 내세우며 'AI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AI 기반 시스템이 은행 업무 핵심으로 자리한다면 투자은행에 막대한 돈을 벌어다 주는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투자 자료를 AI가 빠르게 정리해 더 많은 시간을 고객과의 실질적인 자문에 쏟는다면 생산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모건스탠리는 14일(현지시간) 사내 공지를 통해 제프 맥밀런을 전사 AI 정책을 총괄하는 수석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맥밀런 신임 수석은 메릴린치에 있다가 지난 2009년 모건스탠리에 합류했다. 모건스탠리가 지난해 월가 주요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오픈 AI와 협업해 챗 GPT 기반 직원용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모건스탠리는 주요 산업에 대한 분석, 투자 전략, 마케팅 기법 등을 담은 축적 자료를 오픈 AI의 최신버전 GPT4로 처리·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아끼고, 양질의 인력은 실질적인 고객 자문 업무에 더 집중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측은 "맥밀런 수석이 회사 전반에 걸쳐 적합한 AI 전략과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자리 잡게 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다른 월가 주요 금융사들도 AI 관련 전문 인력을 확대하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기술 부분 부사장을 지낸 마르코 아르젠티를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해 AI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도 지난해 7월 금융 데이터 분석 등에 AI 기술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 최고 데이터·분석 책임자 자리를 만들어 테레사 하이텐레터라는 인물을 앉혔다. JP모건은 지난해부터 4000개에 가까운 AI 관련 사업 모델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AI가 회사 성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AI 기술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고객 참여를 유도하며, 생산성을 개선하고, 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 인재 영입전은 기술 기업 사이에서도 뜨겁다. 경쟁사보다 생성형 AI 개발에서는 뒤처져있다 평가받는 애플은 아예 관련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연구진을 포섭하고 '따라잡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 AI'를 인수했고, 연구원을 비롯한 수십 명의 이 회사 직원들이 애플 AI 사업부에 합류했다. 이 스타트업 공동 창업자인 캐나다 워털루대 AI 연구원인 알렉산더 웡은 현재 애플 AI 조직 디렉터를 맡고 있다.
다윈 AI가 지닌 핵심 기술은 AI 시스템을 더 작고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클라우드가 아니라 기기에서 AI를 실행하는 데 집중하는 애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분석했다. 다윈 AI 인수는 애플이 올해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나왔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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