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킹 늘었는데 돈 안된다…암호화폐 탈취 액수 반토막, 왜
북한 해커들이 지난해 탈취한 암호 화폐 액수가 전년도보다 7억 달러(약 9270억원)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핵심 돈줄'로 지목된 암호 화폐 차단에 나선 국제사회의 제재가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에릭 자르딘 선임연구원은 이날 북한 암호 화폐 탈취와 관련한 화상회의에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이 지난해 탈취한 암호 화폐 액수가 전년도보다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자르딘 연구원은 "2022년 북한이 탈취한 암호 화폐 총액은 17억 달러(약 2조 2550억원) 규모였으나 지난해에는 10억 달러(약 1조 3260억원)로 줄었다"면서 "북한은 지난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에서 약 4억 2800만 달러(약 5680억원)를 탈취했고, 암호 화폐 거래소(exchanges)에서 3억 3000달러(약 3980억원), 암호 화폐 지갑에서 1억 2700만 달러(약 1685억원)를 각각 탈취했다"고 밝혔다.
'디파이'는 '탈중앙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암호 화폐를 이용한 예금·대출·송금·투자 등 모든 금융 활동을 의미한다. 북한은 아직 보안이나 관련 법적 측면에서 미성숙 단계에 있는 이 디파이 프로토콜을 공격하는 형태로 암호 화폐를 탈취해왔다.
지난해 북한의 대표적인 암호 화폐 탈취 사례는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조직 라자루스(Lazarus)의 소행으로 알려진 '아토믹 월렛(Atomic Wallet)' 해킹 사건이다. 아토믹 월렛의 손실액은 당초 3500만 달러(약 464억원) 규모로 알려졌으나, 이후 피해 규모가 1억 달러(약 1326억원) 이상이란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의 추적·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자르딘 연구원은 북한의 암호 화폐 탈취 관련 해킹 건수는 전년도 15건에서 20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탈취 액수가 감소했음에도 해킹 건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북한 해커들이 암호화폐 해킹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다.
FRA는 북한의 암호 화폐 탈취 액수가 전년도보다 감소한 이유로 탈취한 암호 화폐를 현금화하지 못 하게 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꼽았다. 북한은 가상화폐를 누가 전송했는지 확인할 수 없도록 쪼개는 과정 반복해 자금의 사용처와 현금화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믹서 업체를 통해 탈취한 가상화폐를 세탁해왔는데, 미 재무부가 지난해 북한의 암호 화폐 현금화 과정에 개입된 믹서업체와 장외거래 암호 화폐 업자를 재제 명단에 올리며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차관도 지난달 29일 RFA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암호 화폐를 믹싱해 현금화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 재무부의 믹서 업체와 장외거래 업자 제재가 성공적이었다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한편 통일부는 15일 오전 장관 직속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회 2기 출범식을 열고 자유주의 철학을 반영한 새로운 통일담론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새롭게 출범한 2기 위원회는 위원장인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총 45명으로 구성되었으며, 통일·외교·안보 전문가뿐만 아니라 탈북민, 청년, 외국인 등 여러 위원을 보강해 새로운 통일담론에 다양한 시각의 논의가 담길 수 있도록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앞으로 통일부는 통일미래기획위원회와 함께 국민과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새로운 통일담론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태우에 충고한 ‘2인자론’…“절대 전두환 넘보지 마라” (84) | 중앙일보
- 류준열 열애설 뒤…혜리 "재밌네" 한소희 "환승연애는 없다" | 중앙일보
- 남친과 절친의 '잘못된 만남'…바퀴벌레 속 20대 여성 일기장엔 | 중앙일보
- "평범한 여성" 오타니 말 틀렸다…'9000억 사나이' 아내 놀라운 스펙 | 중앙일보
- "혼인신고 하면 바보"…연봉 1.3억 부부, 차라리 미혼모로 산다 왜 | 중앙일보
- 베트남 유명 관광지서 345명 식중독…'이곳' 갔다가 걸렸다 | 중앙일보
- 17억 줬는데 또 "돈 달라"…아빠에 1500번 연락한 '도박중독' 아들 | 중앙일보
- "군에 간 아들 서울의대 합격"…또 다른 대입 루트 '軍수생' | 중앙일보
- 박정희∙육영수 기리는 사찰 '박통사'…정치 지망생들 찾는 까닭 | 중앙일보
- 한국 와서 먹은 음식 뭐길래…'한만두 아들' 페타주 먹방 화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