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동훈 지원사격? 수원,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수원무 염태영

김수현 2024. 3. 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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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무 후보 인터뷰
시장 땐 '수원의 품격' 만드는 일 했다면
이젠 수원 '새로운 활력' 불어넣는 일 하고 싶어
"저 염태영, 수원서부터 승리의 깃발 들 것"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무 예비후보가 15일 수원무 선거 캠프에서 모인 지역민들과의 면담을 마친 직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수원 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습니다."

염태영의 얼굴은 사뭇 비장했다. 염태영 후보는 15일 수원무 선거 캠프에서 지역민들과의 면담을 마친 직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수원시장으로 있을 때와 지금 시민들의 반응이 다르다. 시장은 나와 가까운 문제를 해결할 사람으로 본다면, 국회의원은 이에 더해 국민이 느끼는 좌절감을 극복시킬 역할로 보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염 후보는 지난 겨울 경기도 경제부지사직을 사퇴하고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무(영통·권선) 총선 예비후보에 등록하며 지역민을 다시 만나고 있다. 3선 연임의 수원시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국정과제 담당 비서관을 거쳐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역임했다. 지난 2020년에는 현역 지방자치단체장 최초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투표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적도 있다.

염 후보는 '최고위원 당선'의 성원을 수원시민에 착실히 보답했다. 그는 특례시 도입 근거가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처리를 주도하며 2022년 1월 13일 수원특례시 출범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수원은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 행·재정 운영, 지도, 감독에 대해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례를 둘 수 있게 됐다. 울산보다 인구가 많은 수원이 비(非)광역시라는 이유로 획일적 기준에 얽매였던 것을 고려하면 긍정적 성과다.

그러나 지역을 속속들이 돌며 목격한 것은 어려운 민생이다. 염 후보는 "민생을 챙기지 않는 윤석열 정부로 인해 서민경제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을 자주 맞이해야 했다. 현 정부는 부자 감세를 추진해놓고 민생에 대한 예산은 전혀 쓰지 않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전국에서 시 단위로는 최다인 수원의 의석을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김현준·방문규·이수정·홍윤오·박재순으로 구성된 인사를 수혈시킨 데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원을 '경기도 탈환 지원 사격 1번지'로 꼽고 있는 모양새다.

염 후보는 "철저한 중앙의 관점"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수원을 흔들지 않고서는 경기 남부권의 판을 흔들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영입인재 1호부터 배치했지만, 수원은 결국 하나로 움직이기 때문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민주당 국회의원이 있는 한 민주당 원심은 흔들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김진표 국회의장 은퇴로 무주공산이 된 수원시 무 지역에 출마했다. 지역구 출마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왜 '수원무'인가.

"주변의 많은 분의 권유와 격려가 총선 출마 고민의 출발점이었다. "아직 못다 한 책임이 있다" "수원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에게 그동안 받은 성원과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그 바탕에 있다. 수원시장 땐 '수원의 품격'을 만드는 일을 했다면 이제는 수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들을 해나가고자 한다.

특히 수원무 선거구는 '수원의 정치 리더'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켜온 상징적인 곳으로, 우리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곳이다. 나는 민주당의 첫 수원지역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는데, 수원 지역과 경기 남부 지역의 총선 승리에 앞장서라는 요구, 윤석열 정부의 폭주하는 국정 운영을 바로 잡으라는 당과 수원시민의 명령으로 받들겠다."

― 국회의원 도전은 이번 22대 총선이 처음이다. 무엇이 다르고, 지역 반응은 어떤가.

"국회의원 선거와 수원시장 선거는 단순히 보면 유권자 수와 선거구 면적에서 차이가 있지만, 수원은 강한 지역색을 가진 도시인 만큼 선거운동 과정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수원은 하나라는 마음으로 민주당의 후보 5명이 원팀이 되어 함께 걷고, 함께 듣고, 함께 뛰고 있다.

특히 내가 총선에 도전한 이후, 거리에서 만나는 시민들께서는 "수원시장 한 만큼만 해봐라" "이번 총선 만만치 않을 테니 신발 끈 세게 매고 열심히 뛰라"며 응원의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동안 서민경제와 민생이 무너지고 나라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게는 희망이 안 보인다" "먹고사는 문제 좀 해결해달라. 코로나19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한숨을 짓고 계신다. 시민들의 절규를 들을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된다. 그래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정말 시민들에게 더 간절하게, 더 절실하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21대 국회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4년을 평가한다면?

"수원시장, 경기도 경제부지사 재임 시 늘 느낀 것은 중앙 정치가 진영 논리에 매몰되면서, 민생과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수원시장 재임 시, 시민들의 행복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의 삶과 직접 맞닿아 있는 기초자치단체에 더 많은 권한과 예산을 배분해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와 분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외쳐왔다.

그 중 하나로 특례시 도입을 줄곧 외쳤지만, 중앙정치의 당리당략에 가로막혀서 오랜 기간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에는 직접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해 그 일을 해냈다. 민생에 둔감한 중앙정치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지방자치를 경험한 사람들이 보다 책임있는 위치에서 민생 문제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직전 21대 총선에서 '수원 0석'으로 참패했던 국민의힘은 수원벨트를 시작으로 경기와 수도권에서 과반을 차지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을 무시하더니, 총선이 다가오니까 '벼락치기 민생토론회'를 이어가며 선거 개입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윤 대통령은 수원에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했는데, 사실상 노골적인 선거 개입 행보라고 본다. 여당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평소에는 수원에 관심도 없다가 선거가 다가오자 혹세무민 행보를 하고 있다. 특히 국힘은 중앙정부나 중앙 매스컴에 이름이 많이 알려진 사람을 수원에 내보내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듯한데, 그것은 수원에 대한 몰이해다.

수원에서 오랫동안 익혀온 지역 정서와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쌓아온 역량이나 네트워크 등의 강점이 한둘이 아닌 데 이런 것을 헌신짝처럼 내던져버리고 중앙 매스컴의 허명만을 쫓는 정치공학적인 공천이 결실을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의 공천 또한 중앙중심 정치의 횡포라고 생각한다.

흔히 최근의 수원 지역을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고 평가하는데, 그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선거 때마다 이렇게 수원시민을 무시해온 국힘의 공천 방식이 수원시민을 돌아서게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수원은 진입장벽이 높은 곳이다. 수원 지역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애향심은 과거 '무소속 시장, 시민 시장 심재덕'의 탄생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수원에서 활동한 적 없는 외부인이 수원시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수원무 주민들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려면, 김진표 국회의장이 만들었던 성과에 더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수원무 지역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삶과 정치 역정, 뛰어난 리더십이 꽃을 피운 곳인 만큼, 나 또한 큰 책임감을 느낀다. 김진표 의장과 함께 고향 수원시의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함께해온 만큼, 수원무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가는 일, 수원무 지역을 경기남부권의 대표 도시로 만들어가는 일을 잘 해낼 자신이 있다.

여담이지만, 올해 1월 초 김진표 국회의장께서는 "대한민국이 도약하느냐? 퇴보하느냐? 중대기로에 서있다"고 하시며 '10년 후 대한민국'을 위한 신년 제안을 하셨는데, 나 역시 SNS를 통해 이런 뜻을 잘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한 바 있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장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이런 정책이 수원에서부터 잘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수원무 예비후보가 15일 수원무 선거 캠프에서 모인 지역민들과의 면담을 마친 직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 답보 상태에 놓인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수원의 70년 묵은 과제인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사업을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연계하여 반드시 이뤄내고, 기존 군공항 부지에는 첨단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해 미래산업 거점도시로 만들겠다. 나는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수원 군공항 이전, 첨단연구산업단지 유치를 가장 잘할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수원시장 임기 때부터,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사업과 경기국제공항 건설, 첨단연구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긴밀히 협의해왔다. 또한 경기도 경제부지사 재임 시 경기국제공항추진단을 만들었고, 타당성 용역을 진행함으로써 그 밑그림을 그렸다. 현재 진행 중인 경기도의 용역에서 경기국제공항 필요성이 확인되면, 국토부에 편성돼 있는 예산을 통해 올해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공항 건설에 대한 공감대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수원과 수원무 지역구의 가장 큰 현안은.

"수원특례시가 그 위상과 품격에 맞는 내실, 그리고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일들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지난 2021년 4·7 재보선 패배에 따른 지도부 사퇴로 나 역시 최고위원 임기 2년 중 7개월 만에 사퇴했고, 수원시가 특례시 옷을 입긴 했지만, 그에 걸맞은 부수 입법은 마련하지 못했다.

수원무 지역의 교통 문제를 풀어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나는 출퇴근길에서 흘려보낸 금쪽같은 1시간을 시민에게 돌려드리고 싶다. 또한 '오산-용인 간 민자 지하고속도로'의 조속한 시행과 '가칭 수원남부 순환도로'를 추진함으로써 '수원 외곽 순환 간선도로망 체계'를 완성하겠다. 이렇게 되면 '세류-강남, 자동차로 30분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수원화성 군공항 주변 지역의 고도 제한 완화를 즉시 추진함으로써 주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권선·영통지역의 원활한 재개발·재건축으로 수원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나가겠다."

―'수원시장'을 오래했다는 일각의 편견은 어떻게 해소하나.

"이번 도전은 수원시장 재임 과정에서 갖게 된 여러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측면도 있다. 수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민생전문가 출신의 국회의원이 꼭 필요하고, 대한민국 대표 도시 수원이 잘 되려면, 우리 정치도 함께 고쳐 세워야 한다. 3선 수원시장의 이력은 시민의 성원 덕분이고, 국회 진출은 그 성원에 더 크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주변의 많은 분께서 내게 총선 출마를 권유하셨던 이유부터가 수원시의 남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수원시장으로서, 경기도 경제부지사로서 수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지만, 내게 주어진 권한 밖의 일들은 여전히 남은 미완의 과제들로 남아 있다. 특히 민생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의 특성상, 민생을 살리는 일을 누구보다 잘 해낼 수 있다. 무너진 민생을 되살리겠다.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 오직 민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고, 전세피해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힘이 돼드리겠다. 맞춤형 돌봄, 교육여건 개선으로 부모님들의 걱정을 줄여드리겠다. 철도와 도로 교통망을 확충해 금쪽같은 출퇴근 교통시간도 돌려 드리겠다. 시민들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더 겸손하게, 더 절실하게, 더 가까이 시민들께 다가서고, 윤석열 정부가 외면한 민생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수원무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총선은 민심의 강을 거스르는 윤석열 정권, 여당의 폭주를 멈춰 세우고, 민생을 구하는 선거다. 그 중심에 수원이 있다. 수원은, 경기도는 물론 전국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수도권 최대의 승부처가 됐다. 나 염태영은 수원에서부터 승리의 깃발을 들겠다. 벼락치기 민생 연극, 내리꽂기 공천으로 수원시민을 무시한 정부여당을 심판하고, 국정 기조 대전환을 이끌어 민주주의와 민생을 복원하겠다. 민주당이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이룬 수원 승리의 기록을,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반드시 이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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