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美 상무부, 보조금 독소조항 어떻게 합의했나

김평화 2024. 3. 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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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예상을 깨고 60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급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상무부가 개별 기업과 협상 끝에 보조금 지급 규모를 안내하는 식이기에 (향후 보조금을 발표할 때)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대외로 공개되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기존에 제시됐던 여러 조항들에서 자유로울 순 없겠지만 향후 추가 투자 및 사업 계획 등을 제시하며 막판까지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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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 상무부와 보조금 협상
독소조항 이행 조건도 포함 예상
정부는 측면 접촉 통해 협상 지원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예상을 깨고 60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급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영업 비밀을 요구하는 수준의 과도한 지급 조건을 내걸었던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해법을 찾았을지 주목된다.

미 상무부가 지난해 공개한 보조금 지급 조건을 살펴보면 1억5000만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초과 이익을 내면 보조금의 최대 75%를 미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또 10년간 중국 등 우려 대상국에서 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5% 이하로만 생산능력을 확장하도록 가드레일 조항을 뒀다.

이와 함께 보조금을 통해 건설되거나 증설되는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과 가동률 등 사업 정보뿐 아니라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예상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도 상무부에 알려야 하며, 여기엔 생산 첫 해 판매가와 연도별 생산량 및 판매 가격 증감 등 세부적인 전망치도 포함됐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제시한 다양한 조건을 어떻게 협의했을지 관심을 쏟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자국에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를 하는 기업 대상으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근거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며 밝히며 이 경우 다양한 조항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반도체 업계에선 미 상무부가 제시한 조항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한 국가의 세금을 기반으로 한 보조금 특성상 지급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기업의 영업 비밀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기존에 제시했던 170억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투자 건 외에 추가적인 투자 방안을 제시한 게 협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발표한 투자액보다 공장 건설 비용이 늘어난 점, 반도체 동맹국으로서의 한국의 역할 및 삼성전자 사업 중요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상무부가 개별 기업과 협상 끝에 보조금 지급 규모를 안내하는 식이기에 (향후 보조금을 발표할 때)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대외로 공개되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기존에 제시됐던 여러 조항들에서 자유로울 순 없겠지만 향후 추가 투자 및 사업 계획 등을 제시하며 막판까지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우리 정부도 측면 지원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미국과 소통하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백악관과 미 행정부, 의회 핵심 인사와 만나 관련 사안에 대해 미국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삼성전자가 보조금을 수령할 경우 중국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설비 투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현재는 잠정 합의로 여전히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 완전한 합의엔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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