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이기고파” 광주행 한동훈, 애절한 구애에도 ‘냉랭’
광주 동남갑 박은식·순천갑 김형석 지원 사격
지지자 몰리며 ‘장날’ 혼선…“한동훈 물러가라” 반대 시위도
“16년 만에 호남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냈습니다. 호남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어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순천과 광주를 찾아 애절한 구애의 메시지를 냈다. 오는 4월 총선 호남에서 당선자를 나온다면 “대한민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를 찾아 광주시민들과 만났다. 오후 3시경 광주 동구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에게 간절한 호소의 구호를 외치면서 표를 갈구했다. 그는 “호남에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호남에서의 당선은 국민의힘의 승리가 아닌 대한민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도태우 변호사가 ‘북한 개입설’ 등을 주장하며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것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냈다. 한 위원장은 “요 며칠간의 일 때문에 호남 방문은 피하는 게 어떻겠냐고 당 관계자가 제안하기도 했지만, 결코 그런 생각한 적이 없다”며 “광주와 호남의 마음 얻고 싶기에 박은식, 양종아 후보와 같은 좋은 인물을 광주시민께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동남갑에 출마한 박은식 비대위원과 다른 호남 출마자들의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전날 당 공관위에서 도 변호사 공천을 취소하기로 의결했지만, 애초에 공천한 것이 잘못이라는 비판이 있자 관련해 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성향의 정당들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후퇴시키려는 세력이라고 칭하면서 거듭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려는 세력과 전진시키려는 세력을 선택하는 선거”라며 “이재명과 조국, 통합진보당 세력들이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는 것을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대한민국과 지역 발전을 위해 민주당과 당당하게 경쟁하겠다고도 말했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호남이) 민주당을 견제해주지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모든 의석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일부라도 선택해준다면 광주에서, 호남에서 광주시민의 삶 증진을 위해 민주당과 경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에는 전남 순천 전통시장 두 곳을 방문했다. 오전 10시에는 순천 아랫장에서 지역 상인과 시민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대학병원 및 의과대학 유치, 전통시장 주차장 확충 등 지역 현안을 듣고 오는 4월 총선 전남 지역 후보들을 지원 사격했다.
순천 방문 일정에는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 후보인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이 동행했다. 한 위원장은 특별히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민주당에 다소 실망한 정서가 깔린 순천에서 대활약을 해주길 기대했다.
당초 참석이 예상된 이정현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는 자리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오롯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준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본인이 대중적 인지도가 큰 정치인인 만큼 이 후보에게 더 집중될 것을 우려해 오전 행사에는 불참하고, 오후에 예정된 김형석 후보의 사무실 개소식에는 참석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한동훈 위원장의 호남 일정 중 반대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날 부산 방문 일정에서는 압도적인 지지와 호응을 받았지만 호남에서는 냉랭한 반응이 포착됐다.
이날 오전 순천 웃장 방문 시 갑자기 몰려든 지지자들과 당원들로 인해 혼잡이 빚어지며 상인과 시민들의 갖은 불만을 자아냈다. 한 시민은 “왜 하필 장날에 와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막는 것이냐”며 “요새는 민주당도 못미덥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오후 광주 방문 일정 중에서는 ‘윤석열 탄핵’·‘한동훈 물러가라’ 등 반대 구호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위원장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과 이들 사이에 작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지지자를 제외한 상당수의 시민은 다소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순천·광주=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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