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반대' 러 석유회사 부사장 갑자기 사망…경영진 중 네번째

김현정 2024. 3. 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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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기업 '루코일'의 부사장이 갑자기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루코일에서는 최고경영자(CEO), 회장, 이사회 의장이 숨져 이번에 사망한 부사장까지 경영진 총 4명이 숨졌다.

14일(현지시간) 범유럽권 뉴스매체인 유로뉴스는 러시아 현지 매체들을 인용해 지난 12일 루코일의 비탈리 로베르투스(54) 부사장이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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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원유 2% 생산 기업 '루코일'
전쟁 후 CEO·회장·이사회 의장 사망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기업 '루코일'의 부사장이 갑자기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루코일에서는 최고경영자(CEO), 회장, 이사회 의장이 숨져 이번에 사망한 부사장까지 경영진 총 4명이 숨졌다.

14일(현지시간) 범유럽권 뉴스매체인 유로뉴스는 러시아 현지 매체들을 인용해 지난 12일 루코일의 비탈리 로베르투스(54) 부사장이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중에서는 그가 죽기 전 사무실에 들어갈 때 두통을 호소하면서 약을 달라고 했다고 전한 곳도 있었다. 또 이 회사 직원은 부사장 부고를 알리는 텔레그램 게시물에서 "그는 몇 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직원들이 그의 사무실에 가보기로 했고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질식 자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석유기업 루코일의 연료 탱크[사진출처=EPA 연합뉴스]

루코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이 비극으로 충격받은 모든 피해자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러시아 정부에 협상과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리고 2개월여가 지난 그해 5월 CEO였던 알렉산더 수보틴이 갑자기 숨졌다. 그는 모스크바 미티시치에 있는 한 주택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인은 약물로 인한 심장마비로 추정됐다. 다음으로 숨진 이는 루코일의 전 회장 라빌 마가노프로, 그는 같은해 9월 모스크바의 한 병원 창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이사회 의장인 블라디미르 네크라소프가 심부전으로 갑자기 숨지기도 했다.

루코일은 전 세계 원유의 2%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럽연합(EU) 제재는 받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푸틴 정적' 나발니의 옥중 의문사 외에도 여러 건의 돌연사 및 의문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 안드레이 모로조프(44)가 사망했다. 그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망 전 모로조프는 러시아의 병력 손실에 관한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한 일이 있으며, 누군가로부터 게시물 삭제 지시를 받고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 그는 자신이 죽으면 우크라이나 동부에 묻어달라면서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지난달 13일에는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전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29)가 스페인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일도 있었다. 살인범의 신원이나 살해의 구체적인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살인범이 범죄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사고 현장에서 20㎞ 떨어진 곳에서 불 탄 채 발견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 정부를 비판했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이들은 50명에 이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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