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의료진들…“책임감 갖고 의·정 합의하라”

신대현 2024. 3. 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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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의대생들이 학업을 중단한 지 어느덧 4주째.

두 학회는 "필수·중증·응급의료가 전공의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었던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에서 지금의 갑작스러운 전공의 사직에 의한 의료공백은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고 있다"며 "정부도 의료계도 한발 물러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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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의사들 “한발 물러나 문제 해결 필요”
간호사들 “국민들 낭떠러지로 밀려가”
19개 의대 교수들 사직서 제출 여부 촉각
전공의, 의대생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의료현장에 남은 의료진이 지쳐가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의대생들이 학업을 중단한 지 어느덧 4주째. 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점점 지쳐간다. 묵묵히 환자의 곁을 지키는 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돌아와 달라”고.

15일 뇌혈관 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 단체인 대한뇌혈관외과학회와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저희는 의대 정원 증원 갈등이 조속히 합리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를 촉구했다.

두 학회는 “필수·중증·응급의료가 전공의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었던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에서 지금의 갑작스러운 전공의 사직에 의한 의료공백은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고 있다”며 “정부도 의료계도 한발 물러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필수의료 수행의 당사자들인 학생, 전공의들에게 스승이자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한참 배우고 공부해야 할 시점에 과거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미래가 위험해진 것에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향해선 대화와 만남을 촉구했다. 두 학회는 “윤석열 정부는 이번 의료 정책으로 야기된 혼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당사자와의 합의를 통해 정책의 모든 부분을 상의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며 “의협과 대전협은 정부가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갖고 협의에 응하라”고 강조했다.

간호계도 “의료인의 제1 책무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보호”라며 전공의에게 돌아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파도 지금은 아프면 안돼’라고 말해야 하는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우리 간호인들은 매일 제대로 치료를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처한 환자를 마주한다”면서 “지금 국민은 낭떠러지로 밀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일이 있더라도 환자 생명과 직결된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업무는 차질 없이 운영돼야 한다”며 “동료 모두가 현장을 떠난 이 시점에 홀로 돌아오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지만 어려울 때 내는 용기가 더 값지며,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건질 수 있는 숭고한 일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런 의료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 행렬에 동참했다. 서울의대를 비롯한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예고했고, 19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밤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교수들의 사직 결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규홍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복지부 장관)은 “환자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치료에 전념한 지금까지의 모습을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전공의들이 더 나은 여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논의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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