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기일날 ‘트럭시위’…유한양행에 무슨 일이
논란됐으나, 28년만에 회장·부회장직 신설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이윤추구를 통한 사회환원을 제1의 가치로 삼았다. 이 신념에 따라 오늘날 국내 1위 제약업체로 성장한 유한양행이 최근 내홍에 휩싸였다. 창업주의 뜻에 따라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왔는데 회장직 신설 등 기업 소유 움직임이 일기 시작해서다.
유 박사의 53주기였던 지난 11일, 일부 유한양행 직원들은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 ‘트럭시위’를 벌였다. 트럭은 직원들의 익명 모금으로 마련했는데 전 직원의 6분의 1인 300여명이 모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갑론을박 끝에 회장·부회장 직제 신설 안건은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투표 (주주) 참여자 68% 중 95%가 찬성하면서 1996년 이후 28년 만에 회장‧부회장 직제가 부활한 것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회장과 부회장 신설은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에 제 명예를 걸고 말할 수 있다”며 “회장과 부회장을 두더라도 임원의 일부로 직위만 다는 것이지, 특권을 주거나 이런 것은 없기 때문에 주주들이 이 점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신념에 따라 고위직에 ‘직급 정년제’를 도입했다. 대표를 포함한 임원급은 6년 연임 후 추가 승진이 없다면 퇴임해야 했다. 실제 1926년 창립 이래 유한양행 역사 속에서 ‘회장’을 역임한 것은 창업주였던 유일한 박사와 유 박사를 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연만희 고문뿐이다. 실제 유한양행 대표들은 취임 후 6년 후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한 이 의장은 2015년 대표직에 올랐다. 적극적 연구개발(R&D) 투자를 이끌며 폐암 치료제 렉라자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퇴임 후 회사를 떠난 후 다른 대표와 달랐다. 대표에서 물러난 후에도 비상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회사에 남아 9년째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이 의장은 그간 “수없이 말했지만 회장직이 생겼다고 해서 오를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주총에서는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 안건 외에도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조욱제·김열홍 대표 재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이로써 이 의장은 유한양행 이사회에 12년간 머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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