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규백 "대승적 차원에서 박용진 포용 검토할 필요"

강찬호 2024. 3. 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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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민주당 전략공천 위원장 인터뷰
"강북을, 전략공천이 원칙"이라면서도
"중도 확장성 위해" 박 공천 여지 남겨
"총선 이기려면 어떤 이와도 손잡아야"
"이재명에 얘기했나"엔 "말하기 그렇다"
"'청마용성'뜬 동대문 발전 가속화할것"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인 안규백 의원(4선, 동대문갑)은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서울 강북을과 관련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박용진 의원을) 포용할 가능성을 놓고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15일 제기동 사무실에서 '강찬호의 뉴스메이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민주당 강세인 강북을은 제3의 인물 전략공천이 원칙"이라 전제한 뒤 이같이 말하고 "(박 의원이 경선)차점자여서가 아니라 ,중도 확장성을 위해(박 의원을 공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강북을 공천 문제는 당 대표에 일임돼있어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 의원을 대승적 차원에서 포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이재명 대표에게 개진했나"는 질문에 "지금 말하기가 그렇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253개 선거구 가운데 청년 세대 인구가 증가한 곳은 동대문이 유일하다"며"군부대 이전과 교통 혁신, 전통시장 현대화 및 23개 지구 재건축·재개발 등에 주력해 '청마용성(청량리-마포-용산-성동)'이란 신조어가 생길 만큼 동대문이 핫플이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북을 민주당 총선 후보 경선에서 1위를 한 정봉주 후보가 DMZ에서 발목지뢰를 밟으면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얘기를 한 게 재소환돼 본인이 사과했다고 했지만, 당사자는 연락받은 게 없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인 끝에 공천이 취소됐는 데 이러면 차점자인 박용진 의원이 공천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경선에서 당선된 후보(정봉주)가 낙마하는 경우는 전략공천으로 가는 거다."

-과거에도 이처럼 경선 당선자가 낙마하자 차점자를 공천한 케이스가 있는데

"사정이 다르다. 그런 경우는 취약지역에 있었던 일이다. 즉 민주당이 이기기 힘든 취약 지역은 전략적으로 차점자에게 공천을 준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강북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전략공천을 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비교적 승리하기 쉬운 지역구니까 차점자 아닌 제3의 인물로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것인가?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전략공관위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는 모습. 전민규 기자

"그런데 대승적인 차원에서 (박용진 의원을) 포용할 수도 있겠지. 그런 (포용의) 가능성을 놓고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포용한다면 차점자인 박 의원을 공천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차점자여서가 아니라 중도 확장성을 위해(박 의원을 공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얘기를 하면 개딸(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들이 항의하지 않을까
"관심 없다. (그래도 항의가 빗발치면 부담되지 않겠나?) 그런 멘탈로 갖고 정치하면 안 되고, 우리 당의 최종 목표는 어떤 후보가 나오든 승리하는 것이니 어떤 사람과도 손잡고 같이 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결정은 언제 나나?
"오늘(15일) 밤이나 내일 결정이 날 것이다. (강북을 공천과) 관련된 모든 권한은 당 대표에 위임됐기 때문에 아마도 당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다.
- 전략공천위원장으로서 당 대표나 최고위원회에 '박용진을 대승적으로 포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나
"그건 지금 말하기가 그렇다. "
-정봉주 후보 컷오프는 어떻게 보나
"어제 (14일) BBS 방송 나가 얘기했잖나. 이 문제는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대처)해야 한다고 말이다. 즉 안보를 희화하거나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말은 원칙을 갖고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리 이재명 대표와 교감하고 한 발언인가
"아니다. 방송에서 돌발 질문을 했기에 즉석에서 내 생각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발언 관련해 개딸들이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는데
"뭐, 그랬어도 별로..(개의치 않는다는 의미)"
-홍영표 의원 컷오프 당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는데
"인간에 대한 예우, 또 그분(홍영표 의원)에 대한 연민과 공감의 마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말할 수 있지만,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건 그(홍 의원)에 대한 인간적인 예우가 아니다. 말 안 해도 (이유가) 충분히 (침묵 속에) 다 포함돼 있다."
-낮은 점수를 받을 이유가 있긴 있었나
"다면 평가할 각종 지표가 많다. 한둘이 아니다. 그런 여러 가지 평가를 한 끝에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예우나 연민 때문에 말을 안 한 것뿐이다."
-전략공천위원장 활동을 자평한다면
"원칙을 지키되 유연성을 잃지 않았다. 수도권 다선 의원 중 공천된 경우를 보면 지역에서 교체해달라고 했지만, 그것만 보면 안 된다. 그의 지역구는 주변에 비해 민주당 지지세가 좋은 지역이 아니다. 그런 요소들을 모두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하에 공천한 것이다. 전략공천은 고도의 정치적 종합 예술이다. "
-임종석 전 의원을 중구성동갑에서 컷오프한 근본 이유는 뭔가
"성동갑은 전략 지역이기 때문에 그랬던 거다. 현역 홍익표 의원이 불출마했지 않나. 그런 지역은 전략 지역이다."
-임 전 의원은 "홍 의원이 서초로 지역구를 옮긴 것이니 불출마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인데
"현역이 지역을 옮겼으면 원래 있던 지역은 불출마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임 전 의원을 중구성동갑에 전략공천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러면 총선에서 이 지역구를 이기는 게 약간 어렵다고 본 거다. 또 임 전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 지위가 광역지자체장급이다. 그런 지위의 사람들은 전부 당이 지정하는 지역구에 갔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는 한 번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홍성·예산에 공천했고, 인천 남동을 출마를 원했던 박남춘 전 인천시장에게도 험지로 분류되는 서구갑 출마를 요청했다. 이광재 전 의원을 분당갑에 공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총선 판세를 어떻게 보나
"공천이 끝나가면서 당이 안정화되고, 민심은 정권 심판 쪽에 기울어질 것 같다. 지역구를 돌아다니면 피부로 느껴진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주민들이 워낙 많다. (김건희 여사 논란을 거론하는 목소리는?) 그건 없고 물가가 오르니 힘들다는 호소가 가장 많이 들린다. 사과 하나에 1만원 아닌가. 극단적 선택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인테리어 하는 여성 분인데, 아침에 출근하면서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거다. 개업 26년 만에 가게세 못 낼 만큼 장사가 안되는 건 처음이란 거다. IMF 위기 때 정부 지원금이 나왔는데 지금은 그것도 안 나오니까 더 힘들다고 한다. 난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여당보다 15~20석 더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
-조국신당이 돌풍인데
"총선까지 25일가량 남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원상태로 돌아올 거라 본다. 유권자들의 착시 현상이 사라지면서 '그래도 민주당을 찍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로운 바람이 불면 거기로 휙 갔다가도 시간이 가면 제 자리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
-친명계 아닌 당신이 전략공천위원장을 맡은 배경은 뭔가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회의에서 다 반대가 없었던 듯하다. 두 군데 모두 내가 그 자리를 맡는데 만장일치로 (동의) 했던 모양새더라. "
-당 주류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5번 총선에서 잇따라 공천됐다.
"내공과 친화력 덕분 아닌가 싶다. 16년 의정 활동하면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 초선-재선 때는 상임위에 천착해 실력을 보여주는 한편 지역구 관리를 밀착형으로 했다. 3선부터는 중앙 정치와 언론에도 친화적으로 지내며 당 지도부와 신뢰를 형성한 결과로 본다."
- 지역구에서 해결한 현안들은
"배봉산 정상의 군부대를 이전해 공원을 만들고 고도제한을 해제했다. 40년간 주민 재산권을 제약해온 가장 큰 문제를 해소한 거다. 보수정부 시절인 2016년에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과 협의해 이전시켰기에 보람이 더욱 크다. 또 2012년엔 동대문의 철도 노선이 7개뿐이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은 수인분당선, KTX 강릉선 등이 신설돼 12개 노선으로 늘었다. 앞으로 GTX-B·C노선, 동북선 등 5개 노선이 추가되는 등 모두 17개를 개통해 '사통팔달 교통 허브 동대문'을 만들 것이다. 전통시장 14곳을 현대화해 경동시장 같은 곳은 청년들이 즐겨 찾는 핫플이 된 것도 성과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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