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이후 첫 부산행' 이재명 "4월 10일은 심판의 날"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
ⓒ 김보성 |
"초장이 없나요?"
"짭짤하게 간이 돼 있네요."
지난 1월 피습 뒤 처음으로 부산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장시장의 한 수산물 좌판 앞에 앉아 상인과 대화를 이어갔다. 이 대표가 멍게를 맛보는 모습에 이 상인은 원래보다 더 많은 양을 담아 포장에 나섰다. 결국 더 주려는 상인과 "이것만 달라"라며 만류하는 이 대표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상인 A씨는 "이 대표가 와서 (더 담으려 했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평일 낮인데도 이 대표가 등장하면서 전통시장 전체가 떠들썩한 모습이었다. 발걸음을 옮긴 이 대표는 다른 수산물 가게를 들러 상인이 횟감으로 낸 전복을 시식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에 관심이 쏠리자 그는 선거법으로 인해 같이 먹을 수가 없다며 "온 김에 (다들) 장을 보라"고 당부의 말을 던졌다.
환경운동가의 시위에 이 대표 "말할 기회 줘야"
"대표님, 노후한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핵폭주를 막지 못하면 에너지 전환, 기후정의 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지역 방문에서 벌어진 '입틀막' 상황과는 다른 장면도 포착됐다. 지역의 환경운동 활동가들이 '안돼 핵발전' 등의 손팻말을 들고 민주당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커지는 외침에 경호하던 이들이 공간 차단에 나섰으나, 이 대표는 "말할 기회는 줘야 한다"라며 가던 길을 잠깐 멈춰서서 이들의 발언을 들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기장군 선거구에 출마한 최택용 후보와 기장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15 |
ⓒ 연합뉴스 |
▲ '입틀막 하지말고 들어봐야' 15일 부산 기장시장에서 환경단체 활동가가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핵폭주 중단"을 외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던 발걸음을 잠깐 멈추고 이를 듣고 있다. |
ⓒ 김보성 |
이들이 예정된 시장 안 목적지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취재진은 물론 이 대표의 행보를 실시간 촬영하는 유튜버까지 몰리면서 곳곳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악수와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등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재명 대표가 본격적으로 총선 관련 발언에 나선 건 기장시장 중간에 마련된 연단에서였다. 전국을 돌고 있는 이 대표는 방문지마다 기자회견과 유세를 각각 진행 중이다. 그는 이날도 마이크 발표와 '생목'으로 연설하는 현장 유세를 병행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부산 발전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인데 엉뚱하게도 수도권 일극 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포를 서울로 편입해서 서울을 메가화 한다고 합니다. 이러다가 (중략) 제주도 빼고 대한민국 전부가 서울 되게 생겼습니다. 여러분."
마이크를 들고 정부여당의 정책에 각을 세운 이 대표는 "4월 10일은 심판의 날이다. 뻔뻔하고 무책임, 무능한, 무관심한 정권에 대해 부산시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 민주당표 핵심사업 완성은 물론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등으로 "부산의 경제를 살리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과 국민이 대결하는 것"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
ⓒ 김보성 |
기장시장 방문을 끝낸 이 대표는 바로 서 예비후보의 선거구인 부산진구 당감시장으로 이동했다. 다음 일정에는 전 엔씨소프트 전무 이재성 민주당 예비후보가 5선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 맞붙는 사하을도 포함됐다. 최근 이 대표는 서울 동작을에서 류삼영 전 총경을 지원하는 등 영입인재 선거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늘어나는 격전지에 고심이 깊어지는 여당도 이 대표를 상대로 맞불을 놨다. 민주당의 몽니로 숙원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지연되고 있단 주장인데, 부산 예비후보들이 이날 낮 국민의힘 부산시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총출동했다. 이들은 "이 대표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에 침묵하며 부산시민의 열망을 확고하게 짓밟아버렸다"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 세가 강한 북구, 사하를 방문해 여론전을 선점했다. 구름 인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지지자에게 둘러싸인 한 비대위원장은 향후 정치 행보까지 언급하며 보수표 결집을 시도했다. (관련기사: 한동훈 "제가 4월 이후 정치하길 바라면 국민의힘 찍어야" https://omn.kr/27t8b)
여야 대표가 격일로 부산행을 할 정도로 지역의 선거 판세는 갈수록 혼전 양상을 띄는 모습이다. 최근 지역 언론과 방송사가 의뢰한 조사를 보면 여야간 경합 지역이 여러 곳에 달한다. 이 대표가 이날 힘을 집중한 기장군, 부산진갑이 여기에 속해 있다. (관련기사: 낙동강벨트 3곳 민주당 오차범위 밖 '우세' https://omn.kr/27tn8, 부산진갑·중영도·기장, 국힘-민주 '경합' https://omn.kr/27r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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