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그대로인 ‘닭강정’ 취향 타긴 하네 [더 볼까말까]

김예슬 2024. 3.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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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수상쩍은 기계로 들어간다.

피로 회복 기계라 믿고 가동 버튼을 누른 그때, 닭강정이 떨어지는 걸 보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어, 닭강정!" 그 순간 여성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기계 안엔 닭강정 한 개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언론에 미리 공개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닭강정' 1~3화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가득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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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스틸컷. 넷플릭스

한 여성이 수상쩍은 기계로 들어간다. 피로 회복 기계라 믿고 가동 버튼을 누른 그때, 닭강정이 떨어지는 걸 보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어, 닭강정!” 그 순간 여성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기계 안엔 닭강정 한 개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민아 씨!” 이를 유일하게 목격한 남성이 그의 이름을 외치며 절규한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아버지가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른다. 두 남성의 ‘민아’ 찾기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한다.

언론에 미리 공개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닭강정’ 1~3화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가득 차있다. 웹툰을 그대로 옮긴 듯한 색감에 연극적인 톤으로 대사를 내뱉는 등장인물들까지 개성이 가득하다. 딸 사랑이 지극한 모든기계 사장 최선만(류승룡)은 딸을 그리며 절절해한다. 민아만 생각하면 울컥함이 차오르는 고백중(안재홍) 역시 마찬가지. 이들을 바라보는 직원(김남희)은 속이 터진다. 단서를 찾다 만난 홍차(정호연)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독특한 이들이 조화롭게 뭉쳐 닭강정의 세계를 만든다.

최선만과 고백중의 노력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실마리를 찾으려 해도 뚜렷한 해법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딸로 추정되는 닭강정이 다른 닭강정과 섞여버리기까지 한다. 이들은 과연 민아를 되찾을 수 있을까. 영화 ‘극한직업’으로 코미디 잔뼈가 굵은 이병헌 감독이 동명 원작 웹툰을 각색해 연출하고 류승룡, 안재홍이 호흡을 맞췄다. 

‘닭강정’ 스틸컷. 넷플릭스

더 볼까

B급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재미를 느낄 만한 지점이 여럿이다. 자본의 힘이 느껴지는 때깔 좋은 화면과 독특한 캐릭터들을 차지게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 흐름을 잘 잡아가는 연출 등 작품이 가진 균형감이 좋다. 류승룡이 과장된 표정으로 머리만 부여잡아도 웃음이 터진다.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안재홍의 활약도 대단하다. 한 회당 30분 내외의 분량 역시 적당하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 가득한 각본은 이번에도 빛난다.

그만 볼까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분명히 있다. 극 중 최선만과 고백중의 대화에 섞이지 못하는 직원이나 말다툼을 벌이는 고백중과 홍차를 보며 답답해하는 최선만의 모습 등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가 곳곳에 있다. 다만 동시에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웹툰의 코미디 해법을 그대로 옮겨오다 보니 다소 들뜨는 감도 있다. 보다 보면 취향 탈 만한 코미디라는 감상에 힘이 실린다. 15일 전 편 공개.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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