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의무입대 발표 한 달만에 징집 통지 보내

한국미얀마연대, 14일 첫 공개... "본인 올 수 없으면 가족 중 한 사람 나와야"

[윤성효 기자]

[기사 보강 : 15일 오후 6시]

▲ 미얀마 군부의 군대 징집 통지서. ⓒ 한국미얀마연대

 
미얀마 쿠데타군부가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의무 군대 입대를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실제 징집통지서가 공개됐다.

15일 한국미연마연대, 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MFDMC)은 미얀마 내 한 동사무소장이 징집 대상자한테 보낸 통지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10일 징병제 실시를 발표했고, 한 달이 지난 14일 실제 통지서가 나왔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지난 2월 10일 군부의 징병제 실시 발표가 있은 뒤, 징집 통지서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라며 "한국에 와 있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얀마 내 한 동사무소장이 징집대상자한테 보낸 통지서의 내용을 보면, 지난 14일 동사무소로 나오라고 되어 있다. 또 통지서에는 "본인이 올 수 없으면 가족 중 한 사람을 꼭 보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통지서의 징집 대상자는 현재 미얀마 내에 거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모아 대표는 "통지서를 보면 징집 대상자인 본인이 올 수 없으면 가족 중에 한 사람이 나오도록 되어 있다"라고 했다.

또 한국미얀마연대는 "군부로부터 징집 통지를 받아 입대할 경우 '등록 신청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며 "내용을 보면 '정치적 단체에 가입 여부'까지 함께 적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의무병역법 발표를 통해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은 군복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의무병역법은 2010년에 제정되었지만 시행을 미루어 왔고, 지금까지 미얀마는 희망자만 군대에 가는 '모병제'였다.

징집 대상자는 약 1400만명에 달하고 이는 전체 미얀마 인구의 1/4 정도로 파악된다.

미얀마에서는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계속 집권하고 있으며, 시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 무장세력들이 곳곳에서 계속 전투를 벌이고 있다.

'강제 징집 반대' 성명 ... 온라인 서명 받아

이런 가운데 국민통합협의회(NUCC), 내셔널민주주의연맹(NLD)은 지난 14일 공동성명을 통해 '강제 징집 반대'라고 밝혔다.

NUCC-NLD는 "미얀마의 현 상황은 다른 나라처럼 시민들이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며 "이번 조치는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갈 젊은이들의 생명을 희생함으로써 군부 지배자들의 이익을 계속 영속시키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병역명령에 반대하는 국내외 청년들을 포함한 미얀마 시민들의 시위와 요구 운동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라고 했다.

NUCC-NLD는 지난 10일부터 '강제 징용 반대 공동체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단체 서명을 받고 있으며, 이를 아세안(ASEAN),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엔인권이사회, 국제노동연맹, 유럽연합(EU)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발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