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구호품 기다리던 가자주민 또 공격...29명 사망"

임선영 2024. 3. 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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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역 2곳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주민에게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가해 최소 29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와 현지 매체들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 보건부는 앞서 지난달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가자지구 주민 100여 명이 숨진 참사도 이스라엘군의 발포가 원인이란 입장이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주민들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 내 북부와 중부 2곳에서 구호품을 기다리던 군중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북부 가자시티 교차로에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21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고 했다.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식량을 받기 위해 모인 피란민들. 신화통신=연합뉴스

가자 북부 알시파 병원의 응급실 의사인 무함마드 구랍은 "사상자가 계속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현장에서 수십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목격자와 현지 소식통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당시 가자 북부 각지에서 온 주민 수천 명이 구호 식량과 물품을 받기 위해 교차로로 몰려든 순간 공중에서 헬리콥터가 나타나 기관총을 쏘고 포탄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묘사했다.

또 가자 보건부는 같은 날 중부 알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에 있는 구호품 배급 센터도 공습을 당해 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가자 보건부는 이들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 점령군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기다리는 주민들을 겨냥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주민들을 공격한 적이 없다"며 "관련 보도들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14일 식량을 받기 위해 모인 라파의 피란민들. 신화통신=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9일 가자시티에선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 수천 명 중 100여 명이 숨지고, 760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당시에도 가자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주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경고 사격을 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대부분이 압사했거나 트럭에 치여 사망한 것이란 입장이다.

한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이날 휴전안을 중재국에 제시했지만 이스라엘 측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의 이번 휴전안은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구호·지원 제공, 가자 피란민 자택 복귀, 이스라엘군 철수 등의 요구가 담겼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 휴전안과 관련 "여전히 비현실적인 요구에 기반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진격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인근 군 정보부대를 방문해 "우리가 라파로 들어가 일을 마무리하는 것을 막으려는 국제적 압박이 있다"면서 "나는 이러한 압박을 거부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라파로 들어가 하마스 부대 제거를 완료해 안보를 복원하고 이스라엘 국민을 위해 완전한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엔 현재 가자 전체 인구의 약 60%에 해당하는 140만 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격할 경우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14일 이스라엘은 라파에 있는 피란민 140만 명을 가자 중부의 피난처로 보낼 계획을 밝히며 라파 지상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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