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차"…수출 순풍 속 소비·건설 부진
국내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고용에서도 호조세를 보인다고 정부는 진단했다. 다만 물가 둔화 움직임이 주춤하고,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국내 경제는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경기 회복 흐름과 고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그린북에선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뛰자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고 있다”고 한발 뒤로 물러난 모양새다.
기재부는 최근 반도체 업황 반등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회복세는 확연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한 52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전년 동월 대비 67%)와 선박(28%), 디스플레이(20%)를 포함해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6개 품목의 수출액이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월 제조업 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13.7% 늘면서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반도체(44.1%)·자동차(13.2%) 등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2.9% 늘어났다. 다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월 제조업 생산은 1.4%, 광공업 생산은 1.3% 감소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는 분기 효과가 있어서 분기 초에는 생산이 감소하고 분기 말에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1월이라 소폭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만9000명 증가하며 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 폭을 유지했다.
문제는 경기 회복 온기가 내수로 퍼지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1월 소매판매는 비내구재(2.3%)가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소폭(0.8%) 증가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3.4% 감소했다.
정부는 건설 투자 부문 위축도 우려했다. 1월 건설기성(공사 실적)은 전월 대비 12.4% 상승했지만, 정부는 일시적인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 수주가 전월 대비 53.6% 급감했고, 건축 허가 면적도 15.3% 감소해 건설 경기 부진할 수 있어서다. 통상 건설 수주는 4~6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건설기성에 영향을 미친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및 세계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부는 “조속한 물가 안정 기조 안착에 총력 대응하는 가운데 민생·내수 취약 부문으로의 온기 확산 등을 통한 균형 잡힌 회복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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