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자·관객 안전 우려…'친푸틴' 러 발레리나 내한공연 취소

방제일 2024. 3.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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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푸틴 예술가'로 분류되는 러시아의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45)의 내한 공연 '모댄스'가 결국 취소됐다.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은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문을 통해 "침략 국가의 공연자들을 보여주는 것은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과 같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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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아티스트 안전 고려해 취소 결정
예술의 전당 측 "티켓 전액 환불 예정"

'친푸틴 예술가'로 분류되는 러시아의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45)의 내한 공연 '모댄스'가 결국 취소됐다. 이는 "자하로바의 공연은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이라는 일부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다.

15일 모댄스 공연이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는 '모댄스 내한 공연 취소 안내' 공지가 올라왔다. 예술의전당 측은 "모댄스 내한 공연이 관객과 아티스트의 안전을 고려하여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린다"며 "내한 공연을 많이 기대하셨던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리며, 깊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예매하신 티켓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처리될 예정이며, 환불 절차를 위한 자세한 안내 사항을 공유하니 참고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사진출처=스벨틀라나 자하로바 개인 홈페이지]

모댄스는 자하로바와 볼쇼이발레단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공연으로, 두 편의 단막 발레를 보여주는 더블빌 형식으로 진행된다. 볼쇼이발레단 수석인 자하로바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인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그린 '가브리엘 샤넬'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자하로바는 우크라이나 태생이지만, 러시아 발레를 상징하는 무용수이자 푸틴 대통령의 문화계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의 일원으로 연방의원을 지냈으며, 러시아 국가예술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발레리 게르기예프 볼쇼이 극장 총감독과 함께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지지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모댄스는 자하로바와 볼쇼이발레단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공연으로, 두 편의 단막 발레를 보여주는 더블빌 형식으로 진행된다. 볼쇼이발레단 수석인 자하로바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인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그린 '가브리엘 샤넬'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사진출처=인아츠프로덕션 인스타그램]

이 때문에 러시아의 침공으로 2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은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문을 통해 "침략 국가의 공연자들을 보여주는 것은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과 같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의견과 문화 교류의 포용성을 존중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러시아 정권 및 그 문화계 인사들과의 문화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공연기획사 측은 "4∼5년 전 기획된 공연이 코로나19로 연기돼 올해 잡힌 것"이라며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공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자하로바의 공연이 취소되면서 러시아 발레단 무용수들의 공연에 파장이 미칠지 주목된다. 다음 달 16∼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볼쇼이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의 '볼쇼이 발레단 갈라 콘서트 2024 인 서울'이, 5월 16∼19일에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마린스키발레단, 볼쇼이발레단 등 6개 발레단 무용수들의 내한 공연이 열린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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