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컷오프' 결국 파국으로... 국민후보심사위 상임위원 '총사퇴'

심사위 "이재명 대표조차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했는데... 말도 안 되는 처사" 반발

[류승연 기자]

[기사보강 : 15일 오후 4시]

▲ '국민후보' 공모 지원 의사 밝힌 임태훈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직에서 물러나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국민후보' 공모에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임 소장 회견에는 고 김상현 이병, 고 황인하 하사, 고 조재윤 하사(이상 군대 내 괴롭힘), 고 윤승주 일병(집단 구타 및 사건 은폐), 고 남승우 일병(훈련 중 사고), 고 홍정기 일병(의료 사고)의 유가족이 함께했다.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아래 심사위)가 15일 오전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더불어민주당 주도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아래 민주연합)에 '재추천'했지만 민주연합이 이를 재차 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사위 상임위원 10명은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총사퇴'를 결정했다.

심사위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 심사위가 재추천한 임태훈 국민후보를 민주연합이 또다시 부적격 판정했다"며 "부적격 판단은 독립적 심사기구인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 위상을 훼손한다"며 총사퇴를 발표했다.

심사위는 민주연합의 '부적격'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임태훈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반헌법 반민주 폭거를 막아낼 후보"라고 했다.

심사위는 "임태훈 후보가 앞장서 의혹을 제기하고 진상을 밝혀왔던 채 상병 사망의 진상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도주 출국으로 국민적 분노가 커졌다"며 "이번 총선을 박정훈 대령과 함께 가는 선거로 만들면서 임태훈 후보가 이끌어 낼 정권심판 여론은 다른 누가 대신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임태훈 후보에 대한 부적격 판단은 차별"이라고도 했다.심사위는 "민주연합이 임태훈 후보를 부적격 판단한 이유가 '병역기피'라고 했다"며 "말이 안되는 처사이고 인권을 내치고 차별을 용인하는 꼴"이라고 부정 평가했다.

심사위는 "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대체복무제 입법을 주도해 왔다"며 "이재명 대표조차 '이제 우리나라도 대체복무 도입하고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해야 합니다'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제와서 국민의 눈높이를 언급하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기피'로 판단해 컷오프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심사위는 "민주연합의 부적격 판단은 독립적 심사기구인 국민후보추천 심사위원회의 위상을 훼손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국민의 눈높이를 저버린 부적격 판단은 연합정치 정신을 훼손한 태도"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다양성의 인정을 포기한 채, 연합정치의 한축인 민주당이 차별적이며 퇴행적 기준을 앞세워 국민후보를 부적격 판단한 것은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의 합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며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심사위 상임위원들은 김상근 심사위원장을 비롯 10명 전원이 그 직위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연합이 임 전 소장과 관련한 시민사회의 재추천 요구를 거부하게 된 데 '20대 남성의 표심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병도 민주당 총선 전략본부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략본부·홍보본부 합동기자간담회'에서 "민주연합 비례후보로는 일반적인 국민의 정서와 상식에 맞는 후보가 들어와야 한다"면서 "민주연합은 모든 남성이 군대에 가는데 (임 전 소장이) 어떤 이유에서든 병역을 기피했다는 점이 국민적 정서 맞지 않다고 판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략본부장은 "특히 20대 남성에게 병역기피에 대한 정서는 상당히 남다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