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 차관급 인사 단행…‘교체설’ 외교부장 임명은 아직
중국 왕이 외교부장(장관)의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외교부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14일 국무원(정부) 국가공무원 임면 결정에 따라 천샤오둥(陳曉東)을 외교 부부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1965년생으로 안후이성 허페이시 출신인 신임 천 부부장은 1987년부터 30년 넘게 외교부에서 일해온 베테랑 외교관이다. 주로 서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업무를 담당했다. 주이라크대사, 주싱가포르대사 등을 거쳤고 지난 11일 귀국 전까진 주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 자리를 맡았다. 그는 부장조리(차관보)로 승진한 2017년 당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중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주중한국대사관이 개최한 국경절 행사에 중국 측 주빈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천 부부장 부임으로 왕이 외교부장을 보좌하는 차관급은 모두 4명으로 늘었다. 마자오쉬·쑨웨이둥·덩리 등이 왕이 외교부장을 보좌하는 부부장을 맡고 있고 그 밑으로 쉬페이훙·화춘잉·먀오더위 등 3명의 부장조리가 있다. 이 가운데 쉬페이훙 부장조리는 2020년 10월부터 17개월째 비어있는 주인도중국대사로 부임할 것이란 소식이 인도 매체들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외교부장 자리를 교체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왕 부장은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겸하고 있다. 중화권과 서방 매체들은 이달 초 열린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외교부장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유력한 후보로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꼽았다. 하지만 양회에 끝난 이후에도 아직 인사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열린 미 대선이 치러지기 전까지는 중국 정부가 외교 최고 책임자를 교체하지는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왕 부장은 앞서 지난 7일 전인대 기자회견에 직접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중 관계, 대만 문제, 한반도 갈등 상황 등에 관한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왕 부장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자신의 구체적인 견해를 밝혔다”면서 “중국이 공식 자리에서 다양한 대외 정책 방향을 제시한 외교부장을 이른 시일 내에 교체할 것이라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 역시 “류젠차오가 맡은 당 대외연락부장 직책 역시 상당히 중요한 자리”라면서 “미국 고위 관계자를 접촉한 걸 두고 외교부장 선임으로 연결 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왕 부장은 7년 만에 호주를 찾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그는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17~21일 뉴질랜드와 호주를 공식 방문한다. 앞서 호주가 2018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한 뒤 양국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최근 중국계 호주 작가가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자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분노를 느낀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번 방문에서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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