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번 찍든지 집에서 쉬어라" 발언에 국힘 "인격의 문제"
[곽우신, 남소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을 방문,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 오마이뉴스 장재완 |
"한 번은 실수, 두 번이면 습관, 세 번이면 인격의 문제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또다시 날을 세웠다. 이재명 대표의 소위 '2찍' 발언이 논란이 된 후, 그의 입을 재차 겨냥한 것이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14일, 이재명 대표가 세종특별시를 방문했을 때 나왔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잘했다, 나라 살림 잘했다, 살만 하다, 견딜 만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고난 줘서 나라 살림 파괴해야 되겠다 싶으면, 가서 열심히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다"라며 "현상을 변경하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의 이 상태를 '견딜 수 없다', '못 살겠다', '앞으로 좀 더 다른 길을 가야겠다' 생각하면, 나와서 행동해야 한다"라고 외쳤다. "투표해야 한다, 1번을 찍어야 한다!"라는 호소였다.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맥락의 발언이었지만, 앞서 '2찍' 논란의 후폭풍이 채 가시기 전에 나온 말이라 여당이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관련 기사: 이재명 "입틀막 정권 독재 막아야"... 국힘 "'2찍' 발언, 못 주워 담는다" https://omn.kr/27qrt).
"민주당 망언의 끝판왕은 역시나 이재명 대표"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 역시 15일 오전 "민주당 망언의 끝판왕은 역시나 이재명 대표였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해당 발언을 "막말"로 규정했다. "이재명 대표의 막말 속에는 국민을 갈라치는 저열함을 넘어 민주주의 파괴 위협"이라며 "공당의 대표이자 대선 후보였던 인물이 국민에게 '투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선거의 의미 훼손이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데 앞장선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자신들을 지지하면 유권자로서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해야 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면 국민도 아니라는 말인가?"라며 "지지층 결집을 노리기 위한 말 치고는 참 치졸하고 저열하다. 게다가 '우리 아니면 적'이라는 이 대표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한심하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인천에서 '2찍'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고,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던 말은 결국 허언이었음이 드러났다"라며 "인품(人品)만큼 중요한 게 언품(言品)이라는데, 두 가지 모두 갖추지 못한 이 대표는 '자격 미달'"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애초에 이재명 대표의 '말'에는 진지함이 있었나 싶다. 그러니 자신의 막말에 대한 사과에 진정성은 있었겠느냐?"라며 "이제 이재명 대표가 받아야 할 것은 상식 있는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뿐이다. 멀지 않았다"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전날(14일)에도 "'2찍' 할 거면 집에서 쉬어야 하느냐?"라며 "이재명 대표는 여전히 국민을 갈라치는, 전쟁 같은 증오의 정치를 멈출 생각이 없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무릇 진정한 정치지도자라면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향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도록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집에서 쉬라'는 말이 가당키나 하느냐"라며 "이재명 대표는 국민을 '내 편'과 '네 편'으로 편 가르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을 비하했던, 뿌리 깊이 박힌 인식은 물론, 이제는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오만함까지 고스란히 드러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여러 리스크가 있지만 결국 '이재명 리스크'가 당 전체를 수렁에 빠뜨릴 게 분명하다"라며 "국민께 진정성 있는 자세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과 증오를 자양분 삼아 상대편이라면 그저 짓밟기 위해 유권자도 모독하는 식의 잔악한 호소는 전혀 다르다"라고도 경고했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장동혁 사무총장. |
ⓒ 남소연 |
당 원내지도부 회의에서도 관련 지적이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5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우리 당 후보들의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 옹호할 생각은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민주당이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또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을 '2찍'이라 지칭하고, '살만하면 2번을 찍든지, 집에서 쉬라'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 역시 국민 갈라치는 망언이기는 마찬가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자기 내부의 문제들은 적당히 웃어넘기고 상대 당은 집요하게 물어뜯는 내로남불은 이재명식 여의도 독재의 밑바탕이 되었다"라며 "22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여의도 독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