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안닮았더라"…4400만원 김대중 밀랍 인형의 진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하 기념관)이 제작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부부의 밀랍 인형이 밀랍 소재가 아닌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수천만 원을 들여 만든 인형은 기념관에 전시됐다가 실제와 닮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철거돼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감사서 위법 사실 드러나
전남 목포시는 기념관 직원 3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 사문서 등의 위조·변조, 사문서 부정행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시 감사실은 지난해 말 종합감사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 밀랍 인형 제작 과정이 위법하게 진행된 사실을 파악했다.
목포시에 따르면 기념관은 2021년 3월 사업비 4400만원을 들여 김 전 대통령 부부 인형을 제작했다. 사업비는 목포시 출연금으로 마련했다. 인형은 실물 크기로 제작돼 기념관 2층에 전시됐다.
1000만원 싼 실리콘으로 제작
당초 이 사업은 밀랍 소재 인형을 제작하기로 계획됐지만, 기념관은 실리콘 인형 제작업체와 계약했다. 실리콘 인형은 밀랍 인형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하다고 한다.
해당 계약은 두 개 이상 업체의 견적서를 받아 비교한 뒤 결정해야 한다. 감사 결과 제작 업체는 자사 견적서 외 타사 명의 견적서를 허위로 꾸며 기념관에 제출했다. 당시 담당자들은 이 사실을 알았는데도 해당 업체와 계약했다고 한다. 특히 인형 제작비는 계약 업체 법인이 아닌 개인 업체 계좌로 지급했고 세금계산서도 법인이 아닌 개인 세금계산서로 발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재단 이사회, 담당 팀장 해고 조치
당시 담당 직원 3명 중 1명은 시 감사 결과에 따라 재단 이사회를 거쳐 해고됐다. 나머지 2명은 기념관에 재직 중이다. 목포시 감사실 관계자는 “차액 1000만원을 부당 취득했는지와 기념관 직원과 인형 제작업체 간 관계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목포시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평생을 바치고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의 사상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해 2013년 6월 개관했다. 기념관은 목포시 삼학도 1만 5600㎡ 부지에 지상 2층, 높이 14.1m 규모로 지어졌다. 사업비는 목포시 예산 190억원을 썼다.
목포=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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