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당국, 틱톡에 144억원 벌금 부과

청소년 유해 콘텐츠 방치…모방 우려
캐나다, 美 '틱톡 금지 법안' 예의주시

이탈리아 규제당국이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벌금을 부과하며 제재에 나섰다. 서방 국가의 잇따른 규제 조치에 틱톡이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다.

AFP통신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가 틱톡에 1000만유로(약 144억원)의 벌금을 물렸다고 보도했다. 틱톡이 미성년자들을 유해 콘텐츠로부터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AGCM은 "틱톡이 미성년자 및 취약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감시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틱톡이 안전한 공간임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가이드라인이 청소년의 취약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 프로파일링을 통해 틱톡 사용을 계속 늘리도록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규제 당국은 "틱톡 내 콘텐츠가 청소년들로 하여금 현실과 허구의 구별을 어렵게 하며 집단행동을 모방하게 한다"는 점도 비판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선 10대들이 자기 뺨을 꼬집어 멍을 만드는 '프렌치 흉터 챌린지'가 틱톡을 통해 유행했다. 이에 규제 당국은 틱톡이 자해 행위를 선동하는 유해 콘텐츠를 방치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캐나다 정부도 틱톡의 사업 확장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다. 캐나다 산업부는 틱톡의 투자 계획에 초점을 맞춰 관련 사안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칠 잠재적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지닌다. 캐나다 정부의 한 대변인은 미국의 '틱톡 금지 법안'의 진전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이번 안보 위험 검토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국에선 지난 13일 '틱톡 금지법'이 하원을 통과하며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6개월 내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 틱톡 서비스 제공이 금지된다. 지난해에는 미국을 포함한 영국, 캐나다 등 여러 서방 국가들이 정보 보안을 위해 정부 업무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