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 "49년 보유했는 데 주가가 이게 뭐냐" 해명에 진땀흘린 삼성물산

조인영 2024. 3. 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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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15일 정기 주총 개최서 소액주주 송곳 질문 이어져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주주가치 높일 것"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데일리안DB

삼성물산이 15일 오전 9시 서울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열린 제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1시간 넘게 소액주주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주주들은 이날 의장을 맡은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에게 배당 정책과 자사주 소각 등 여러 주주환원정책을 물었다. 바이오에피스 등 기업 상장 여부와 미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도 따졌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소액주주 A씨는 "배당을 관계회사 수익만 갖고 해 너무 소액이 아닌가 싶다"며 "회사가 성장하더라도 오로지 관계회사 배당만 갖고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오 대표는 "자본 배분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장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로 사업에 대한 투자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고 자본 배분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접근 없이는 지속 가능한 주주 환원도 어렵다"면서 "관계사 배당 수익은 주주 배당에 할당하고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및 자산 매각 자금은 성장을 위해 재투자한다는 원칙 하에 친환경 에너지 분야 사업 확대와 바이오 헬스케어 신사업 진입, 또 기존 사업의 상품 서비스 고도화 및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올해가 (3개년 주주환원 시행) 첫 해로, 차기 정책은 경영 환경, 투자 성과, 현금 흐름 상황, 또 주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주주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2025년이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는 해이기에 그 전까지 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해 반영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소액주주 B씨는 "자사주 소각을 한 번에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물었다.

오 대표는 이에 대해 "자사가 보유한 자기 주식은 시가 약 3조원 규모로 자사 시가 총액의 13% 수준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라며 "당사는 보유 중인 자기 주식의 3분의 1 규모를 소각 결정했으며 소각 일정을 명확히 해 주주님들께서 우려하시는 오버행(잠재적 과잉물량) 이슈를 해소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단기적 소각 약속이 전체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가장 적절한 접근 방식이라 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일회성으로 즉시 소각하더라도 자사의 가치 평가에는 중대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액주주 C씨는 "건설, 패션, 상사 사업 잘하고 있다면 주가가 이 모양으로 40여년간 있지는 않을 것이다. 차라리 은행에 넣고 있으면 5% 이자를 준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영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사업 전략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당사는 글로벌 탄소저감, 고령화 사회 등 경영변화 환경 대응하고 미래 성장 사업 선점하기 위해 바이오헬스케어 등 중장기 사업 실행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 재투자, 지속성장 기반 확고히 하고자 한다. 태양광, 수소, SMR,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사업 확대 예상 되는 분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추진중"이라고 답했다.

다른 소액주주D씨는 "주가만 좋으면 주총장이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낮은 주가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오 대표는 "가시적으로 실적 개선시켰고 2022년부터 업그레이드된 실적 보이고 있다. 견조한 실적에 대한 시장 신뢰 확보하고 있어 점차 주가도 회복중"이라며 "본연 사업 안정세 유지하고 미래 유망 투자는 과감하게 확대해 기업 가치 제고하겠다"고 했다.

디스카운트 축소, 잉여금 규모 질문 이어져

온라인으로도 진행된 사전 질의에 대한 답변도 이어졌다. 오 대표는 "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잉여 현금 흐름 수치를 근거로 주주 환원 및 배당을 계산한 이유를 질문 주셨다"면서 "현재 성장이 필요한 바이오 사업은 제외하고 안정적으로 주주 환원을 할 수 있는 관계사 배당 수익의 재원으로 배당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 물량 중 장래 매수 비율과 합병 등을 통해 취득한 비율을 묻는 질의도 있었다. 오 대표는 "자사가 주주 환원 목적으로 소각 예정인 자기 주식은 보통주 781만주와 우선주 전량인 16만주이며, 이 중 합병 시 취득한 보통주는 189만주로 소각 대상 중 24%, 우선주는 16만주 전량"이라며 "나머지 76%인 보통주 592만주는 배당 가능 이익 한도 내에서 매입했던 자기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스카운트 축소를 위한 방안 질의에 대해서는 "사업 수익성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한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며, 이와 병행해 주주 환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잉여금 규모 질의에 대해서는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 9조8000억원은 상법에 따른 최대 한도를 계산한 것이며, 실제 당사의 배당 여력은 현금 보유액과 영업활동, 현금 흐름, 신규 투자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자사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에피스 상장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현 시점에서 특별히 바이오에피스 상장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향후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등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경우 자금 조달 방법의 선택지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임원 보수 산정 방식을 묻는 의견도 있었다. 오 대표는 "임원의 연봉은 업무 성과 및 회사 실적, 역할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다. 이사회 보수는 주가만을 기준으로 정해지지 않고 경영목표 달성도와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점을 감안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오세철 사장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주주가치 높일 것"

한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이사회 중심의 경영 체계를 기반으로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오 사장은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23년 삼성물산은 대내외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및 운영 효율 제고를 통해 매출 42조원, 당기순이익 2조7000억원을 달성했다"며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를 바탕으로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 및 사업장 재해 예방 노력 등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 사장은 "글로벌 경제는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 지연 긴축 기조 장기화에 따른 수요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으로 한 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는 한 해가 예상된다"며 "삼성물산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고 혁신 기술을 발굴해 나감과 동시에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경쟁력 향상을 통해 혁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의 효율적 운영과 수익성 강화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춤으로써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건설 부분은 모듈러, 그린 수소 분야에서의 차세대 기술 확보로 생산성 향상과 상품 차별화를 추진하는 한편, 사업 모델 확장을 통해 고수익 사업 구조로 전환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에너지 솔루션, 스마트시티 홈 플랫폼 신사업 분야의 조기 성과 창출로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사 부분은 비료, 철강, 금속 등 필수 산업체 중심으로 시장 및 거래선 확대를 지속하면서 밸류체인의 확장, 인프라 확보 등 질적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수소 자원 순환 등 유망 산업 분야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다.

패션 부분은 핵심 브랜드의 상품 경쟁력 차별화 및 3D 디자인 등 디지털 기술 적용을 확대해 시장 내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리조트 부분은 멤버십 기반 마케팅 및 파크 고유의 콘텐츠 활용을 통해 고객의 새로운 경험 가치를 창출하고, 해외 급식 시장 확대 등 미래 성장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사장은 "삼성물산은 올해 견실한 사업 운영뿐만 아니라 혁신 기술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투자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미래 성장을 위한 도전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자율안전 실천 문화를 확산시키고 고객, 협력사 등과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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