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ㆍ대통령실 연일 공수처 직격…윤재옥 “의도적 유출이라면 선거개입”
국민의힘이 국방부 장관 출신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정조준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만약 공수처가 의도적으로 수사 기밀을 흘리고 있다면 매우 심각한 범죄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흔드는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기관만이 알 수 있는 통화 내역과 출국금지 사실 등이 유출돼 특정 언론이 악의적으로 보도하고 야당이 이를 받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반드시 진상이 규명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사는 지난해 7월 수해복구 현장에서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해병대 채 모 상병 관련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직권남용)로 지난해 9월 공수처에 고발됐다. 대통령실은 호주 정부에 동의를 받는 ‘아그레망’ 절차를 거쳐 지난 4일 주호주대사 임명을 공식 발표했다. 그 이틀 뒤 한 언론에 이 대사가 공수처에 의해 지난해 12월부터 출국금지된 상태라는 사실이 보도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윤 원내대표는 “공수처 수사와 관련해 이 전 장관 본인이 언제든지 출석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의힘은 반드시 이 약속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해외 도피’ 의혹도 비판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의 발령은 방산 등 국익을 위해 공관장의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 이뤄진 일”이라며 “선거에 유리하면 나라 위상도, 국익도 안중에 두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 경위를 살펴보겠다는 민주당이 전날 외통위에 이어 이날 국방위ㆍ법사위 소집을 요구한 것을 두고 윤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를 앞두고 통상 이쯤에는 국회를 소집하지 않는 관행을 무시하고 정쟁 유발, 정치 공세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억지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도 공수처와 민주당이 이 대사 임명을 놓고 정치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공수처는 이 대사가 지난해 10월 장관에서 퇴임한 뒤 한참을 부르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특정 언론에 수사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며 “대사 임명을 철회하는 것은 야당의 공작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는 수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22~26일 예정된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이 대사가 일시 귀국하는 시점에 맞춰 2차 소환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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