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이가 내 핏줄이 아냐" 충격받은 부부, 병원·의사 대응에 허탈

방제일 2024. 3. 15. 09: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시험관시술로 낳은 아이가 부모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원인과 책임을 놓고 부모와 병원·의사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대표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난임으로 고통을 겪던 부부가 1996년 한 대학병원을 찾아서 시험관 시술을 받아 1997년 봄 아들, 이어 딸도 같은 의사의 시험관 시술로 얻었다"고 운을 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체 '셜록' 대표, 라디오 출연 사례 소개
유전자 검사 통해 친부 아니라는 결과 받아
"병원과 교수, 책임 회피하며 '모르쇠' 일관"

시험관시술로 낳은 아이가 부모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원인과 책임을 놓고 부모와 병원·의사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대표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난임으로 고통을 겪던 부부가 1996년 한 대학병원을 찾아서 시험관 시술을 받아 1997년 봄 아들, 이어 딸도 같은 의사의 시험관 시술로 얻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당시 시험관 시술받은 A씨 부부는 지난 2022년 서울의 B 대학병원과 과거 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C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의 유명 산부인과 의사가 엉뚱한 사람의 정자를 가지고 시험관 아이 시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출산 이후 의사는 '왜 아이의 혈액형이 우리와 다른지'를 묻는 부모에게 "혈액형 돌연변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당시 상황을 회피했다. [사진=아시아경제]

현재 소송은 변론기일 단계다. 이 과정서 B 병원 측은 시험관 시술 상황에서 A씨가 자연임신을 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A씨가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외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A씨는 "시험관 시술 직후 건강 문제와 유산 우려로 곧바로 입원했다"며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B 병원 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률대리인을 앞세워 위로금 1000만원을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C 교수 역시 대리인을 통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 모두 B형인데 아들 혈액형은 A형 나와

앞서 A씨 부부는 1996년 B 병원 산부인과에서 C 교수 주도하에 진행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이듬해 아들을 얻었다. 이후 아들이 다섯살쯤이던 2002년 간염 항체 검사를 위해 소아청소년과를 찾았다가 아들 혈액형이 부부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부는 모두 B형인데 아들에게서 A형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2002년 간염 항체 검사를 위해 소아청소년과를 찾았다가 아들 혈액형이 부부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부는 모두 B형인데 아들에게서 A형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C 교수는 영어로 된 문서를 내밀며 시험관 시술하면 종종 돌연변이로 부모와 다른 혈액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고 설명했고, 당시 부부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렇게 아들은 성인이 됐고 A씨 부부는 부모와 혈액형이 다른 점에 관해 설명해주고 싶어 2022년 초 C 교수에게 연락해 과거 보여줬던 자료를 요구했다. 그동안 가끔 안부를 물으며 연락을 주고받았던 C 교수는 이때를 기점으로 어떤 답도 내놓지 않고 그대로 잠적했다.

답답한 마음에 병원 측에도 문의했지만 '도와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부부는 결국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친부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과학적 결과를 받게 됐다. 시험관 시술 26년 만에 드러난 진실이었다. A씨는 "진심 어린 사과와 진실 규명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도 B 병원과 C 교수는 계속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들도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며 "아들은 '나한테 잘못된 시술이 발생했다면 또 다른 누군가도 이런 일을 겪었을 테니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