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고물가 시대, 우리집 3종 밑반찬
유영숙 2024. 3. 15. 08:21
달걀 장조림, 서리태 콩자반, 꽈리고추 멸치조림 만드는 법
가끔 좋은 선물을 받을 때가 있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받게 되면 더 고맙다. 이번 주에 가까이 사는 시누이가 방문했다. 요즘 바빠서 통 들르지 않더니 전화로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왔다. 시누이는 늘 과일도 가져다주고 내가 좋아한다고 빵도 사다 준다. 대신 가끔 우리 집에서 같이 식사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났는데 요즘 바빠서 만난 지 한 달이 넘는다.
초란 두 판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 달걀프라이나 달걀찜을 해 먹어도 맛있지만, 달걀 장조림을 만들어 오래 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주말에 오는 쌍둥이 손자도 먹이고, 밑반찬으로 먹어도 좋겠다. 요즘 밥상 물가가 비싸니 밑반찬이 있으면 밥상 차리기가 좋으니 달걀장조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30분 정도 삶은 후에 찬물에 몇 번 씻어서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껍질은 달걀 뾰족한 부분 말고 반대편 둥근 부분부터 시작해서 알껍질과 같이 벗기면 잘 벗겨진다. 그곳에 약간의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늘은 껍질이 잘 벗겨져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껍질 벗긴 초란은 물에 씻어서 냄비로 옮겼다. 껍질만 벗기면 분량의 물과 양념을 넣고 끓이면 되니 정말 쉬운 요리이다. 요리할 때 손글씨로 작성해 놓은 요리 레시피북 '유 세프의 요리 교과서'를 늘 보면서 양념을 정확하게 계량해서 하기에 실패가 거의 없다. 오늘도 레시피북을 펼쳐서 똑같이 하였다.
처음에 센 불로 하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 불로 줄여서 30분 정도 졸인다. 오늘도 맛있게 잘 되었다. 이렇게 밑반찬을 만들어 두면 그냥 된장찌개 하나 끓여서 먹기도 하고 가끔 고기도 한 번 구워 먹어도 되니 음식 부자다.
밑반찬 2 : 서리태 콩자반
콩자반은 서리태를 깨끗하게 씻어서 전날 저녁에 물에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불려서 아침에 만들면 된다. 아니면 아침에 물에 담가두었다가 저녁에 만들면 된다. 어렵지 않아서 아래에 올려드리는 레시피를 보면 쉽게 할 수 있다.
밑반찬 3 : 꽈리고추 멸치조림
꽈리고추는 양념이 잘 스며들게 하고 멸치는 물컹거리지 않고 바삭하게 만드는 것이 비결이다. 1주일 정도 두고 먹어도 괜찮아서 밑반찬으로 딱이다. 멸치는 요리하기 전에 전자레인지에서 1분~ 2분 정도 돌려주면 수분이 날아가서 바삭바삭 해진다. 한 번은 작은 멸치로 멸치볶음을 만들고, 한 번은 중멸치로 꽈리고추 멸치조림을 번갈아 가며 먹는다.
매일매일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 먹으면 좋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아들 둘이 장가가서 분가해서 살고 남편과 둘이 산다. 한나절 고생해서 밑반찬을 만들어 두면 외출하고 들어와도 마음이 편하다. 바쁘면 밑반찬에 국 하나만 끓여서 먹어도 되고, 김치와 구운 김 정도와 먹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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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 우리집 밑반찬 3종 세트 꽈리고추 멸치조림, 콩자반, 달걀 장조림 |
ⓒ 유영숙 |
가끔 좋은 선물을 받을 때가 있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받게 되면 더 고맙다. 이번 주에 가까이 사는 시누이가 방문했다. 요즘 바빠서 통 들르지 않더니 전화로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왔다. 시누이는 늘 과일도 가져다주고 내가 좋아한다고 빵도 사다 준다. 대신 가끔 우리 집에서 같이 식사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났는데 요즘 바빠서 만난 지 한 달이 넘는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오빠를 부모님처럼 챙긴다. 이번에는 초란 두 판을 가져다주었다. 아시는 분이 양계장을 하기에 가끔 쌍란도 사다 주고 초란도 사다 준다. 귀한 것인데 시누이 덕에 맛본다. 장바구니 물가가 비싼 요즘 반찬거리는 무엇보다 고맙고 반갑다.
밑반찬 1 : 초란 장조림
초란(初卵)은 부화한 암탉이 5개월 전후로 처음 낳은 달걀을 말한다. 일반 달걀에 비해 크기가 작아서 달걀프라이도 3개 정도는 해야 먹을 만하다.
▲ 초란과 일반 달걀 크기 초란은 일반 달걀보다 작다. 초란 한 판은 30개이다. |
ⓒ 유영숙 |
초란 두 판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 달걀프라이나 달걀찜을 해 먹어도 맛있지만, 달걀 장조림을 만들어 오래 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주말에 오는 쌍둥이 손자도 먹이고, 밑반찬으로 먹어도 좋겠다. 요즘 밥상 물가가 비싸니 밑반찬이 있으면 밥상 차리기가 좋으니 달걀장조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달걀장조림 만들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달걀껍데기 벗기기다. 냉장고에 넣어둔 달걀도 잘 벗겨지지 않고, 바로 낳은 싱싱한 달걀도 삶으면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작년에 껍질 벗기다가 안 까져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삼일 동안 실온에 두었다. 두 판이라서 60개다. 다섯 개는 달걀프라이를 해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55개를 삶았다. 물에 소금 한 숟가락과 식초 두 숟가락을 넣으면 잘 벗겨진다.
▲ 달걀 삶기 달걀 삶을 때 소금과 식초를 넣어주면 껍데기가 잘 벗겨진다. |
ⓒ 유영숙 |
30분 정도 삶은 후에 찬물에 몇 번 씻어서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껍질은 달걀 뾰족한 부분 말고 반대편 둥근 부분부터 시작해서 알껍질과 같이 벗기면 잘 벗겨진다. 그곳에 약간의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늘은 껍질이 잘 벗겨져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 달걀 겁데기 벗기기 달걀의 뾰족한 부분 말고 뭉특한 부분부터 벗기면 더 잘 벗겨진다. |
ⓒ 유영숙 |
껍질 벗긴 초란은 물에 씻어서 냄비로 옮겼다. 껍질만 벗기면 분량의 물과 양념을 넣고 끓이면 되니 정말 쉬운 요리이다. 요리할 때 손글씨로 작성해 놓은 요리 레시피북 '유 세프의 요리 교과서'를 늘 보면서 양념을 정확하게 계량해서 하기에 실패가 거의 없다. 오늘도 레시피북을 펼쳐서 똑같이 하였다.
▲ 달걀 장조림 만들기 레시피대로 분량의 물과 양념을 넣고 30분 정도 졸이면 된다. |
ⓒ 유영숙 |
처음에 센 불로 하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 불로 줄여서 30분 정도 졸인다. 오늘도 맛있게 잘 되었다. 이렇게 밑반찬을 만들어 두면 그냥 된장찌개 하나 끓여서 먹기도 하고 가끔 고기도 한 번 구워 먹어도 되니 음식 부자다.
▲ 달걀장조림 레시피 유 세프 요리 교과서, '달걀장조림' 편 |
ⓒ 유영숙 |
밑반찬 2 : 서리태 콩자반
초겨울이면 늘 국산 서리태 한 말을 사둔다. 겨우 내내 콩자반을 만들어 먹고, 밥 지을 때마다 넣어서 먹는다. 검정콩을 많이 먹어서인지 60대 중반인데 아직 염색을 안 한다. 요즘 겉으로 흰머리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지만, 나이 들어 그 정도는 그냥 그대로 멋이라고 생각하고 염색은 안 한다.
▲ 서리태로 만든 콩자반 우리 집 밥상에 떨어지지 않고 먹는 국민 밑반찬 콩자반 |
ⓒ 유영숙 |
콩자반은 서리태를 깨끗하게 씻어서 전날 저녁에 물에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불려서 아침에 만들면 된다. 아니면 아침에 물에 담가두었다가 저녁에 만들면 된다. 어렵지 않아서 아래에 올려드리는 레시피를 보면 쉽게 할 수 있다.
▲ 콩자반 레시피 유 세프 요리 교과서, '콩자반' 편 |
ⓒ 유영숙 |
밑반찬 3 : 꽈리고추 멸치조림
처음 꽈리고추 멸치조림 만들었을 때 며느리가 맛있다고 싸 달라고 했다. 그다음부터 꽈리고추 멸치조림은 우리 집 최애 밑반찬이 되었다.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반찬이라서 늘 만들어서 아들네 집에도 보내준다.
늘 중멸치 300그램 한 봉지와 꽈리고추 두 팩을 사서 만든다. 멸치를 반 봉지 정도를 사용해도 되고 멸치를 많이 먹으려면 다 사용해도 된다. 늘 같은 양으로 만들어서 양념도 똑같이 넣으니 매번 맛있다. 내 요리 비결이다.
▲ 꽈리고추 멸치조림 맛도 있고 영양도 좋은 꽈리고추 멸치조림입니다. |
ⓒ 유영숙 |
꽈리고추는 양념이 잘 스며들게 하고 멸치는 물컹거리지 않고 바삭하게 만드는 것이 비결이다. 1주일 정도 두고 먹어도 괜찮아서 밑반찬으로 딱이다. 멸치는 요리하기 전에 전자레인지에서 1분~ 2분 정도 돌려주면 수분이 날아가서 바삭바삭 해진다. 한 번은 작은 멸치로 멸치볶음을 만들고, 한 번은 중멸치로 꽈리고추 멸치조림을 번갈아 가며 먹는다.
▲ 꽈리고추 멸치조림 레시피 유 세프 요리 교과서, '꽈리고추 멸치조림' 편 |
ⓒ 유영숙 |
매일매일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 먹으면 좋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아들 둘이 장가가서 분가해서 살고 남편과 둘이 산다. 한나절 고생해서 밑반찬을 만들어 두면 외출하고 들어와도 마음이 편하다. 바쁘면 밑반찬에 국 하나만 끓여서 먹어도 되고, 김치와 구운 김 정도와 먹어도 된다.
요즘 물가가 비싸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장바구니 물가도 떨어지리라 믿는다. 오늘 만든 우리 집 밑반찬 3종 세트로 한동안 반찬 걱정은 안 할 것 같다. 어른들만 사니 밑반찬이 생각보다 질리지 않는다. 이제 봄이라 상큼한 반찬도 먹고 싶다. 다 먹으면 다음에는 다른 밑반찬을 만들어 또 다른 밥상을 차려보아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 발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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