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⅓이닝 6실점' KIA 새 외인, 구위는 'OK'인데 제구는 '물음표'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한국 무대 첫 실전 등판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날카로운 구위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실투, 야수들의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네일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3⅓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네일은 이날 최고구속 151km, 평균구속 148km를 찍은 날카로운 움직임의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70개의 공을 뿌렸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2.85%로 높지 않았던 데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두산 타자들의 집중력에 고전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말 두산 선두타자 정수빈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무사 1루 상황에서 게임에 돌입했다. 헨리 라모스를 삼진,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김재환의 타석 때 1루 주자 정수빈에게 2루 도루를 내줬다. 이어 김재환에게 곧바로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두산에 선취점을 내줬다.
네일은 계속된 1사 2루에서 양석환을 범타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말 2사 후 김인태에 볼넷을 내줬지만 박계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안정을 찾았다.
3회말에는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또다시 안타를 맞았지만 곧바로 라모스를 유격수 병살타로 솎아내고 고비를 넘겼다. KIA가 기대했던 모습 공격적인 피칭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네일은 4회말 급격하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재환에 우전 안타, 양석환에게 좌익수 앞 2루타를 맞으면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양석환의 타구를 좌익수 소크라테스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포구에 실패한 뒤 공이 파울 라인 바깥으로 흘러나가면서 순식간에 득점권에 두 명의 주자가 놓였다. 이어 강승호에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네일은 후속타자 허경민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 네 타자 연속 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김인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리는듯했지만 박계범의 좌전 안타로 상황이 1사 만루로 악화됐다.
KIA 벤치는 네일이 게임 전 설정했던 한계 투구수 70구에 다다르자 투수를 좌완 김대유로 교체됐다. 김대유가 정수빈과 라모스에게 연속 2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네일의 자책점은 6점까지 늘어났다.
네일은 지난달 28일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기간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심 패스트볼 최고구속 149km를 찍으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그러나 2주 만에 KBO리그 팀을 상대로 또 한 번 실전 등판에 나섰지만 두산 주축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네일은 KIA가 2024 시즌 도약을 꿈꾸며 야심 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등 총 70만 달러(약 9억 2000만 원)를 안겼다. 이적료 25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총 95만 달러(약 12억 6000만 원)를 투자했다.
네일은 신장 193cm, 체중 83kg의 체격을 지닌 우완 정통파 투수다. 2015년 20라운드 전체 608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6시즌 동안 활동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7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55경기(선발 35경기)에 나서 27승 17패 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남겼다.
네일은 2023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 10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80으로 부진했다. 다만 마이너리그 성적은 31경기(선발 3경기) 5승 3패 3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66으로 준수한 편이었다.
KIA는 KIA는 네일과 함께 영입한 윌 크로우가 2024 시즌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현종-이의리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에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원투펀치로 자리 잡아준다면 다른 9개 구단 어느 팀과 비교해도 탄탄한 로테이션 구축이 가능하다.
크로우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1600만 원)에 KIA와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94경기(선발 29경기)에 210⅔이닝 10승 21패 16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한 베테랑으로 KIA가 찾던 1선발감 투수다.
크로우는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오른 KBO리그 마운드에서 완벽투를 선보였다.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4이닝 동안 40구를 던지면서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을 기록했다. 한화 타자들 중 누구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단 한 차례의 출루 허용 없이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직구 최고구속이 154km/h까지 찍힐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KIA는 네일이 크로우처럼 시범경기를 호투와 함께 시작하기를 바랐지만 예상 외로 고전했다. 정규시즌이 아닌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6실점보다는 내용에 더 초점을 맞출 펼요가 있지만 두산전에서 드러난 단점을 빠르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
KIA는 오는 23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한 KT 위즈와 함께 '3강'으로 꼽히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강호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네일이 제 몫을 해내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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