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점포는 줄여도…돈 되는 WM·기업특화는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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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수익성 문제로 영업 지점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돈 되는' 자산관리(WM)·기업금융 특화점포는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거래가 온라인·모바일화하면서 은행권은 현재 점포망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도 영업엔 큰 지장이 없으리라고 보고 있다"면서 "갈수록 리테일 영업 기반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소출이 더 좋은 WM이나 기업금융특화 점포를 늘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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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수익성 문제로 영업 지점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돈 되는' 자산관리(WM)·기업금융 특화점포는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예대마진에 기반한 수익모델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새로운 탈출구를 찾겠단 의미에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대구·경북, 울산, 호남 등 3개 지역에 기업금융 특화점포인 '비즈(BIZ) 프라임센터'를 개소했다. 비즈 프라임센터는 우리은행이 손꼽는 베테랑 기업금융전담역(RM), 프라이빗뱅커(PB) 등이 집중배치 돼 기업금융을 전담하는 점포다.
'기업금융 명가 복원'을 내건 우리은행은 지난해에도 국내 대표적인 중소·중견기업 밀집 공업단지인 반월·시화, 남동·송도, 창원·녹산에 비즈 프라임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기존 시장을 점유하던 기업은행, 주요 시중은행과 일전을 겨루겠단 취지다.
고액자산가를 위한 WM 서비스도 우리은행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우리은행은 고액자산가 전용 WM 서비스인 투체어스W를 확대 중이다. 지난해부터 잇달아 투체어스W 청담·대치·부산을 개점한 데 이어, 오는 2026년까지 반포·강북 등 주요 20개 거점으로도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은 비단 우리은행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어선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각 은행은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까닭이다. 신한은행 역시 최근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쏠(SOL) 클러스터'란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엔 본부의 프로젝트 매니저(PM)와 심사역, 현장의 RM 등이 한데 모여있어 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이 조직은 국내 주요 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의 중심지인 수원에 자리했다.
기업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은행 역시 최근 주요 공업지역인 서울 구로, 경기 화성에 '지원WM센터'를 신설해 이런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 지원WM센터는 지역본부 내 핵심법인·최고경영자(CEO)의 자산관리를 위해 전문 PB팀장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고객상담에 나서는 특화센터다. 다른 은행 WM센터가 도심 부촌에 위치한 것과 다른 전략인 셈이다.
고액자산가를 위한 WM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KB금융그룹은 올해 연내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구 도곡동 등지에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급 WM점포다. 2022년 서울 압구정동에 단독건물로 첫선을 보인 바 있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1월 금융1번지로 꼽히는 서울 여의도의 49층 높이 랜드마크 빌딩인 브라이튼 여의도에 여의도PB센터지점을 개소했다. 여의도 인근의 고액자산가, 기업 CEO 등에게 프리미엄 PB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하나은행은 '클럽원(Club One)' 등 브랜드로 국내 WM시장을 주도해온 바 있다.
이런 흐름은 각 은행이 경쟁적으로 영업점포를 축소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3분기 기준 전국 시중은행의 영업점포 수는 3906개소로 5년 전인 2018년 3분기(4887개소) 대비 약 20.1%(981개소) 줄었다. 불과 5년새 영업점포의 20%가 증발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거래가 온라인·모바일화하면서 은행권은 현재 점포망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도 영업엔 큰 지장이 없으리라고 보고 있다"면서 "갈수록 리테일 영업 기반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소출이 더 좋은 WM이나 기업금융특화 점포를 늘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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