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차익실현 마친 기관...국내 증시 주도권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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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밸류업 장세'를 주도한 가운데 기관이 추가적인 반등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의 큰손인 기관은 밸류업 수혜 종목들에 대한 차익 실현에 집중해왔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밸류업 관련 내용을 추가하면서 기관이 본격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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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자금 유입 둔화...연기금 정책 참여 주목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밸류업 장세’를 주도한 가운데 기관이 추가적인 반등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기관은 올들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외국인과 상반되는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순매수로 전환해 수급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한 주(3.7~14)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주식워런트증권(ELW)을 포함해 927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73억원을 순매도하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동안 양측의 행보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8조480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2조125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개인투자자도 3조9544억원을 순매도했던 만큼 외국인만이 일본을 벤치마킹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대를 걸고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증권·운용사들에 많은 문의를 하고 있다”며 “앞서 일본에서 투자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해 국내 주식시장에 자금을 넣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증시의 큰손인 기관은 밸류업 수혜 종목들에 대한 차익 실현에 집중해왔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올들어 금융투자사(-5조3028억원)와 은행(-1조9077억원)이 조 단위의 순매도 공세를 펼쳤고 보험(-4999억원)·사모펀드(-3981억원)·투자신탁(-3659억원)·연기금(-157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밸류업의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발표된 지난달 이후에도 기관은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2월(1~29일) 외국인 순매수는 6조9312억원에 달했지만 기관은 4839억원을 순매도했고 연기금도 873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다만 이달 들어선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변화의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약해진 반면 기관의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수급 열쇠를 쥔 기관이 코스피의 추가 반등을 결정지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선 기관이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정책에 참여하면서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연기금은 밸류업 장세에서 국내 주식을 매도해 상승세를 제어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해외 증시에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사상 최고 수익률을 낸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비중은 30.9%로 국내 주식(14.3%)의 2배를 웃돈다.
다만 밸류업에서 연기금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수익률뿐만 아니라 투자 전략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밸류업 관련 내용을 추가하면서 기관이 본격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국민연금은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개발 등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신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이상 밸류업 관련 외인 자금은 추가적으로 크게 유입되거나 유출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미 기관은 밸류업 수혜 업종 및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차익 실현을 진행했기 때문에 기관 자금 향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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